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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산책] 봉원사, 안산 자락에 숨겨진 오래된 사찰

 

 

 안산 자락길을 걷다가 '봉원사'방향으로 난 샛길을 따라 내려갔습니다. 안산자락길에서 시작된 샛길을 450m쯤 내려가면 바로 봉원사가 나타납니다. 걷기 좋았던 안산자락길과는 반대로 봉원사까지 난 샛길은 일반 등산로처럼 흙과 돌이 섞여 있었습니다. 비가 온 뒤라 꽤 미끄러워 스니커즈를 신고 간 저는 넘어질 뻔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는데요, 안산 자락길을 걷다가 이렇게 중간에 샛길로 경로를 변경하신다면, 꼭!! 튼튼한 운동화를 신고 가시길^^

 

 안산자락길에서 조금 내려가자 곧 봉원사가 나타납니다. 봉원사는 그 역사가 꽤 오래된 사찰인데요, 창립은 무려 889년 신라 진성여왕 시기에 되었다고 합니다!! 원래 위치는 연세대 쪽이었고, 이름은 '반야사'였다고 합니다. 그 뒤로 고려, 조선시대를 거쳤으나 임진왜란 때 크게 소실되었다가 중건되었다고 해요. 조선 영조 때 지금의 자리로 이건친필 현판을 하사하여 그 때부터 봉원사로 불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고종21년 발생한 갑신정변을 일으킨 개화파 인사들의 정신적인 지도자였던 이동인 스님이 5년간 주석했던 갑신정변의 요람지이기도 했다고 합니다. 뒤에서 나오겠지만 '한글학회 창립지'도 봉원사였다고 해요.

 

 안타깝게도 지금 경내에 있는 건물들은 대부분 1960년대에 복원한 것이라고 합니다. 한국전쟁 발발 후 1950년 서울수복 당시 봉원사의 많은 유물과 건물이 소실되었다고 합니다. 이 때 영조가 하사한 친필 현판과 개화파 인사들의 유물도 소실되었다고...!!

 

 긴 역사 속에서 원형의 모습을 간직하지는 못했지만,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만은 그대로 내려져 오는 곳이었습니다. 서울 안에 역사가 오래 이어지는 사찰이 있다는 사실은 몰랐었는데, 이번에 안산자락길을 걸으며 만나게 되었네요. 오후 늦게 방문한 봉원사는 인적이 드물어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였습니다. 찾아보니 봉원사에서도 연꽃축제를 했었던 모양인데, 아직까지 연꽃이 피어나고 있더라구요.

 

▲ 봉원사 가는 길

 

안산 자락길에서 자그맣게 난 샛길을 따라 봉원사로 향했습니다.

 

▲ 봉원사 도착

 

봉원사 뒷편으로 길이 연결됩니다.

 

▲ 한글학회 창립한 곳

 

2008년에 세운 '한글학회 창립 100돌 표지석'이 있어 사진으로 담아보았습니다.

역사가 깊은 사찰이기도 하지만, 생각해보니 우리나라의 근대사에서 중요한 역할도 많이 한 곳이네요.

 

▲ 봉정사 명부전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진 토요일 늦은 오후.

조용한 사찰 안을 천천히 걸으니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 미륵불과 대웅전

 

미륵불 앞에는 넓은 대리석 바닥이 마련되어 있었는데요,

이곳을 찾는 신자들이 미륵불 앞에서 기도를 많이 한다고 합니다.

 

▲ 연자(연꽃의 열매)가 맺힌 모습

 

크고 작은 연잎들 사이로 열매가 맺힌 연꽃대가 보이네요.

연꽃은 진 후에 열매를 맺는다고 해요. 약용으로도 쓰인다고 하네요.

진흙에서 내리는 뿌리와 꽃, 열매까지 두루두루 쓰이는 연.

모든 것을 내주는 모습이 부처님의 자비로움과 닮은 것 같습니다.

 

▲ 초가을에도 피고 있는 연꽃

 

여름동안 피고 지는 연꽃. 가을의 입구에 와 있지만 여름이 아쉬운 듯,

아직도 봉원사 마당에는 꽃을 피워대는 연들이 있었습니다.

 

▲ 봉원사 삼천불전

 

3천의 불상을 모셔놓은 삼천불전.

이 자리는 원래 광복기념관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한국전쟁 중 소실되었습니다..

이 곳에 봉원사의 유물이 보관되어 있었다고 해요.

 

▲ 봉원사 감로수

 

규모있는 사찰이라면 볼 수 있는 '감로수'가 봉원사에도 있네요.

안산 자락길에도 곳곳에 약수터가 많이 보이던데~ 안산일대가 물이 풍부한가봐요.

여기의 감로수는 부처님께 올리는 물이고,

따로 물을 받아갈 수 있는 곳은 따로 표시가 되어 있었습니다.

 

▲ 연이 가득한 대웅전 앞마당

 

그리고 삼천불전을 마주보고, 연잎이 무성한 대웅전 앞마당이 보입니다.

여름 한철 생명력을 한껏 불태운 연잎들이 무성히 자라 있었습니다.

 

▲ 아직도 연꽃이 간간히 보인다.

 

무성한 연잎들 사이로, 아직도 얼굴을 내밀고 있는 연꽃이 보이네요.

이미 많은 꽃들이 지고 열매를 맺고 있었지만...^^

가는 여름이 아쉽다고! 온몸으로 이야기해주는 듯하죠?

 

▲ 봉원사 대웅전

 

연이 심어진 마당을 한 바퀴 둘러보았습니다.

조계사 연꽃축제도 가보았지만, 조용한 봉원사에서 둘러보는 연은 또 묘한 매력이 있더군요.

연의 숲에서 걷는 기분이었달까요? 또 산자락에 자리한 곳이라 조용하기도 하구요.

내년에는 봉원사 연꽃축제가 한창 열릴때 꼭 와봐야겠네요.

 

▲ 봉원사의 저녁풍경

 

연꽃 뒤로 '봉원사'라는 현판이 보여 함께 담아본 풍경입니다.

저녁 때라 둘러보고 있는데 전등에 불이 들어왔네요.

어스름이 깔리는 저녁 때 와서 산책하고 가도 좋을 것 같죠?

 

▲ 봉원사 풍경

 

▲ 봉원사 풍경

 

흐릿한 하늘 저 너머로 희미한 석양이 보이네요. ^^

이렇게 늦은 시간에 사찰에 방문한 적은 처음이었는데요,

상당히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느껴졌답니다!

 

▲ 연못

 

봉원사 경내를 한 바퀴 둘러본 뒤, 정문쪽으로 나왔습니다.

정문 앞쪽에는 자그마한 연못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 봉원사 입구

 

서울 도심이라면 도심에 위치하고 있는 곳인데, 어떻게 이렇게 전원적인 풍경이 날 수 있는지 ^^

게다가 조용하기까지!

정말 묘한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 봉원사 앞의 보호수

 

봉원사 잎구 앞에는 300년된 보호수도 자리하고 있었네요.

서울 도심에서 버스 한번 타고 즐긴 여행!

안산자락길과 봉원사 산책 ^^

주말 한나절 즐긴 행복한 산책이었네요.

 

BY 엘리스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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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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