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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경주 남산 문화유적답사(삼릉골코스) with 경주남산연구소


2013년 가을에 떠났던 경주 여행은 남산 문화유적답사로 마무리했습니다.

예전에 TV 다큐프로그램에서 봤던 경주 남산의 모습이 인상적이어서, 경주에 방문할 기회가 있으면

경주 남산을 꼭 가 봐야 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혼자 답사하는 것도 좋지만 과연 혼자갔을 때 제대로 볼 수 있을까 걱정을 하던 찰나,

경주남산연구소란 곳에서 무료 답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어 신청하게 되었답니다.


# 경주 남산 연구소: www.kjnamsan.org


답사코스는 여러가지가 있었는데, 일정상 일요일 오전만 가능했기 때문에 저는 '삼릉골 코스'를 선택했답니다.

매월 보름달이 뜨는 시기에는 달빛기행도 한다고 하니, 그 시기에 맞춰 가보는 것도 색다른 체험이 될 것 같습니다. ^^


# 답사 난이도


짧은 코스라고 얕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중간 중간 험한 산길이 많아서, 등산화는 아니더라도 트레킹화는 필수인 같았습니다.

흙길과 심한 경사가 계속되기 때문에, 체력보충을 위한 물과 간식도 꼭 챙기셔야 해요.



숙소에서 버스를 타고 삼릉입구에서 내렸습니다.

경주의 버스노선은 생각보다 잘 되어 있는 것 같더라구요 ^^


삼릉주차장에 가면 경주남산안내소가 있답니다.

여기에서 모이면 됩니다 ^^


남산 안내소앞에는 기념 스탬프, 엽서를 비롯해 남산 탐방에 필요한 지도를 무료로 얻으실 수 있어요.

답사프로그램에 참가하지 않아도, 여기서 자료를 얻어서 남산 탐방을 해도 좋겠죠?


명단 확인을 하고, 남산 가이드북과 뱃지, 지도를 받았어요.

서울에서 혼자왔다고 하니 시선집중 --;

뻘쭘해서 혼났네요.


해설사님을 따라 이제 본격적인 남산 답사를 나섭니다.

남산 입구에서 전체적인 설명을 해 주셨는데요,

그야말로 남산은 전체가 거대한 불교 박물관이었습니다.

곳곳에 문화유적들이 산재해 있더라구요.


몇분간 걸어 도착한 곳은 "배동 석조여래삼존입상" 입니다.

보물 63호로도 지정되어 있는 문화재였는데요, 불상에 기도를 드리는 불교신자분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이 세 석불은 본래 옆에 있는 삼불사 주변에 흩어져 묻혀 있던 것을 1923년에 지금의 자리에 모아서 세운 것이라고 해요.


기도를 드리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신라시대의 불상이 지금까지 남아 아직도 많은 이들의 소원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왠지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총 세개의 석불이 안치되어 있었는데요,

사진에서 오른쪽 두개 석상은 7세기 중엽, 맨 왼쪽 불상은 7세기 후반에 조성된 것이라고 합니다.


가운데의 본존불의 모습입니다.

친근하지 않나요? 둥글둥글한 얼굴과 눈코입이 어디선가 많이 본 얼굴 같습니다.

살짝 미소를 짓고 있는 것 같기도 하구요.

불상이 하고 있는 손 모양을 수인이라고 하는데요, 그 모양에 따라 그 의미가 다르다고 합니다.

본존불은 시무외인과 시여원인의 수인을 하고 있는데요,

시무외인은 다섯손가락을 가지런히 펴고 손바닥을 밖으로 하여 어깨 높이까지 올린 손 모양으로,

중생의 두려움과 근심을 없애 준다는 뜻입니다.

시여원인은 손가락을 가지런히 펴고 손바닥을 밖으로 하여 아래로 내린 손 모양으로,

원하는 바를 모두 주겠다는 약속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이런 의미가 있기에, 근심과 걱정을 덜고 소원을 이루어 달라고

많은 분들이 간절히 기도를 드리는 거겠죠?



삼불사 앞마당에서 만난 탑입니다.

이 탑에는 비밀이 있는데요, 정확히 말하자면 이 탑은 가짜입니다.

여기저기 다른 탑들의 잔해를 빌려와 쌓은 탑이기 때문이에요.

자세히 보면 돌마다 약간의 차이를 느낄 수 있지만, 그래도 조화로워 보이는 건 왜일까요?


이제 삼릉으로 향합니다.

삼불사에서 삼릉으로 향하는 길은 평화로운 시골길 같더라구요.


조금 걷자 삼릉의 웅장한 모습이 보였습니다.

삼릉에는 세 명의 왕이 모셔져 있는데요,

8대 아달라, 53대 신덕왕, 54대 경명왕의 릉이 자리하고 있고, 그 주변이 송림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인근에는 수령이 상당히 되어 보이는 소나무들이 숲을 이뤄 장관이었습니다.


계속해서 냉곡으로 향합니다.

올라가는 길 중간중간에 남산에서 발견된 석물을 세워 놓은 곳이 보였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유물이 있었기에 이런 유물들이 굴러(?)다니는 것일까요?

아직도 남산에는 많은 비밀이 숨겨져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직은 완만한 길입니다.

여기서 힘들면 위에까지 못가요!!


삼릉에서 약 500미터를 올라가자, 냉곡 석조여래좌상이 보입니다.

계곡에 묻혀있다 1964년 발견되어 지금의 장소에 옮겨 놓은 것으로 훼손이 적어 옷주름이 생생하게 보입니다.

머리는 발견당시부터 없었고, 두 무릎도 파괴되어 수인은 알 수 없습니다.

8세기 중엽 신라 전성기의 불상으로 추정된다고 하네요.


주요부분이 파괴되었지만, 왠지 온화한 미소를 띠고 있는 부처님의 모습이 생각납니다.


옷 주름과 매듭이 선명히 드러나 있는 석상 표면의 모습!


짧은 접견시간을 뒤로 하고 삼릉계곡 마애관음보살상으로 향합니다.


험한 바위 윗쪽에 새겨져 있었던 부처님의 모습이네요.

잘 안보이신다구요?


온화한 미소를 띄고 손에 무언가를 들고 계시는 모습이 보이시나요?

머리에 쓴 보관을 보아 관세음보살임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선이 고와 보이는 것에 이유가 있었네요. 오른손은 설법인을 하고 왼손에는 정병을 들고 있습니다.

아직도 앞에는 공불을 드리기 위해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아 보였습니다.


다음은 삼릉계곡 선각육존불입니다.

거대한 바위 표면에 새겨져 있었습니다.

마치 거대한 그림을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가운데 부처님께 좌우 보살상이 연꽃을 바치고 있는 모습입니다.

천년 이상이 지난 지금에도 이렇게 선명하게 보이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오른쪽 바위에는 설법하고 있는 석가모니 삼존불이 새겨져 있습니다.

사진으로 표현이 안되네요.

선각육존불의 바위 윗면에는 건물의 흔적이 있습니다.


위로 올라갈 수록 가파라지는 길과 험한 길 때문에 긴장을 끈을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땀도 비오듯 쏟아지고... ^^;

체력이 약하신 분들은 조금 힘들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삼릉계곡 선각여래좌상입니다.

연꽃위에 여래상이 앉아 있는 모습이 바위 위에 새겨져 있습니다.


남산의 마애불 중 가장 늦은 10세기의 작품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얼굴이 약간은 서구적인 모습에 가까워 보이는 것 같습니다.

긴 얼굴에 뚜렸한 이목구비가 약간 서양인의 느낌이 나는 것 같기도 하구요.


뒤로 고개를 돌려 산 아래를 보았습니다.

남산 아래로 기름진 평야와 그 앞으로 펼쳐진 나즈막한 산등성이들이 한 눈에 들어오네요.


아마도 부처님의 가호가 신라에 비춰지기를 바라면 서

이 곳에 부처님이 신라의 땅을 굽어보도록, 여기에 조각을 한 건 아닐까요?


다음은 삼릉계 석조여래좌상을 만났습니다.

연꽃모양의 좌대 위에 앉아계신 부처님이었는데요,

깨져 있던 불상이 복원된 모습이었습니다.

8세기 후반에 조성된 불상으로, 1963년 크게 훼손되어 2008년 12월에 복원하였다고 합니다.


다음은 선각마애불이었는데요,

당시 진입로가 공사중이라 앞까지 갈 수는 없었습니다.

9세기에 조성된 불상으로 마치 바위에서 스르륵 나타난 느낌이 드는 온화한 미소의 부처님이었습니다.


정말 고개를 돌리는 곳마다 부처님을 마주칠 수 있는,

불국토가 바로 경주 남산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네요 ^^


코스의 마지막!

상사바위와 소석불에 도착했습니다.

이 곳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아들을 바라고 기도를 많이 온다고 합니다.

기도를 다녀간 사람들이 밝혀 놓은 초를 보아서는 아직도 많이 왔다가는 것 같네요.

(요즘은 딸 낳게 해달라고 비는 사람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1856년 산신당이라고 새긴 명문이 남아있습니다.

그 앞에 머리와 연화대를 잃어버린 작은 석불이 1구가 있는데, 남산에서 가장 작은 석불이라고 합니다.

직접 보았는데 마모가 심해서 알아보기가 힘들더라구요.

이 상사바위의 앞 공간도 옛 절터라고 합니다.


여기서 해설사님의 설명을 끝으로, 해당 코스의 답사가 끝났습니다.

저는 금오산 정상까지 갔다가 포석정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산 위에서 바라보는 아래의 모습이 절경이었습니다.

봄에 꼭 와야겠다라고 다짐합니다 ^^


포석정으로 가는 길인데 인적이 드물어서 무서웠어요 ㅜㅜ

남산도 탐방로가 여러갈래라 사람이 많은 길과 없는 길이 나뉘어 있었던듯..


해설사님과 헤어진 뒤 1시간 반 가량을 열심히 걸어서 드디어 포석정에 거의 다 와갑니다.


포석정쪽에서 금오산 방면으로 오는 길은 너무 경사가 심하고 길도 좋지 않더라구요.

다음에는 다른 코스로, 경주 남산의 다른 모습을 만나보고 싶습니다.


2013년 가을에 만났던 경주 남산 답사!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BY 엘리스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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