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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꼭 거창해야 할까?

 

어렸을 적 학교에서 꼭 이런 수업시간이 있었다.

나의 장래희망이 무엇인지 적어내고 그림까지 그려서 발표했던 시간말이다.

나는 5살 때부터 초등학교 때까지 피아노를 쳤기 때문에 피아니스트라고 적어 냈다.

별 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다.

솔직히 장래희망이라는 단어 안에 담긴 뜻도 정확히 몰랐다.

내가 피아니스트가 될 것 같진 않았지만,

그냥 피아노치는 친구가 그렇게 적어내니까 나도 그렇게 적었던 것 같다.

어렸을 적 이 세상에 많은 직업이 있는 줄은 상상할 수 없었고,

(또 누가 이야기해 주지도 않았고)

오직 내가 생활하는 그 안에서만 상상해 낼 수 있었던 그 '피아니스트'가 내 장래희망이었다.

 

다른 친구들이 적어냈었던 것들을 지금에서야 다시 생각해 보면 참 웃음이 난다.

과학자, 대통령, 물리학자, 판사, 의사 등등..

지금 생각해보면 다 '거창한' 것들 투성이다.

물론 그 꿈을 적어낸 친구들 중에서 꿈을 이룬 아이도 있겠지만 말이다.

사실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이 꿈을 적어낼 때

가장 영향을 받는 것은 부모님일 것이다.

 

대개 부모님은 자신이 못다 이룬 꿈을 그 자식이 대신 이뤄주길 바란다.

그래서 사교육에 투자하고, 옆에서 공부하라고 잔소리하고.

본인 입맛에 아이를 길들여 훌륭한 사람이 되길 바란다.

훌륭한 사람에 어폐가 있을지 모르겠다.

대개 부모님이 생각하는 훌륭한 사람이란

어디내놔도 빠지지 않을만한 직업을 가진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다.

 

하지만 자식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

머리가 커 가면서 아이는 이 세상에 눈을 뜨게 되고,

본인이 흥미를 가지는 것을 알게 되며 하고 싶은 일이 생길 것이다.

부모와 그 방향이 일치하면 천만다행이지만,

부모의 의견과 상반되는 길을 가고 싶어한다면 심각한 갈등이 초래된다.

 

처음부터 부모들이 사회가 좋다고 이야기하는 직업을 아이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능력과 흥미 관심을 바탕으로 이 세상에는 다양한 직업이 있으니,

계속 관심을 가지고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해 보도록 기회를 주었다면..

어땠을까?

그런 일말의 기회라도 얻었더라면,

모두가 한 방향을 보며 달리진 않았을텐데 말이다.

 

나는 지금에서야 정신을 차리고

나 다운 인생을 찾아야겠다라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솔직히 막막한 현실인 건 사실이다.

그런 삶의 자세가 연습되지 않는데서 오는 막막함일 것이다.

 

꿈은 꼭 거창해야 할까?

평범한 소망 하나하나가 모여 꿈이 될 수 있는 것일텐데.

우리는 누군가에게 그럴싸한 꿈을 만들어내는데 급급해보인다.

무언가를 꼭 이루어야겠다는 강박관념보다는,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길에 꿈을 둔다면 삶이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BY 엘리스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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