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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일상

11월의 마지막날

엘블 2015. 11. 3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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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토요일 긴장되는 마음으로 캘리그라피 자격시험을 치렀다. 실기시험을 보는데 왜이리 떨리던지. 붓을 잡은 손이 덜덜 떨렸다.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모두 무사히 마치고, 졸업작품까지 전시를 한 뒤 자격시험의 대장정이 모두 끝났다. 물론 캘리그라피라는 분야에서 실력을 갖추기까지는 시간과 노력이 더 필요하긴 하겠지만 말이다. 일단 자격증이라는 한 목표를 두고 노력을 한 것에 의의를 두고 그 과정에서 발전한 모습도 있으니, 그걸로 족한다. 이제부터는 내가 어떻게 갈고 닦느냐가 문제겠지.

 

캘리그라피를 배우고 나서 느낀 점은 붓을 다루는 기초는 서예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서예의 틀에 너무 사로잡히는 것도 좋지 않긴 하지만, 분명 한글에 대한 교과서는 서예에서 기초로 배우는 판본체와 궁서체이다. 이를 바탕으로 캘리그라피에서 요구하는 자유분방함과 의도를 넣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기초가 되지 않는데 무작정 멋내서 쓰는 글씨는 아무리 잘써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을 지난 가을부터 깨닫고, 나는 집 앞 문화센터에서 일주일에 한 번 한글서예를 등록해서 배우는 중이다. 물론 일주일에 한 번이라는 시간이 매우 부족하지만 그래도 꾸준히 하게 되서 좋은 것 같다. 앞으로도 꾸준히 할 계획이다.

 

그리고 내일부터는 전각수업을 일주일에 한 번씩 나가게 되었다. 캘리그라피의 한 분야로도 인식되고 있는 전각. 나에게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예전부터 눈여겨 왔던 수업이 마침 11월 중순부터 모집중이라 잽싸게 등록했다. 재능기부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강좌라 다른 기관보다 수강료도 저렴하고 커리큘럼도 좋은 것 같아 등록! 단점이라면 집에서 꽤 멀다는 점이랄까 ㅜㅜ. 추운 겨울 그저 집 안에 웅크리고 있기엔 시간이 아까운 것 같아 이것저것 배우며 봄을 기다려보련다.

 

어느덧 2015년도 한 달 밖에 남지 않았다.

가끔 작년 일상글을 클릭해서 보곤 하는데, 오늘 기록한 글도 내년 언제가 꺼내보면 그땐 그랬었지...하면서 즐겁게 떠올릴 수 있을 것 같다. 지나고 보면 아름다운 시간들. 하지만 당시에는 현재 상황만 놓고 전전긍긍하며 만족하지 못하는 마음이 더 컸다. 지나고 보면 그것도 추억이고, 그 당시의 상황이 계속 지속되지 않고 변하리라는 것을 이제 서서히 알게 되는 것 같다. 이런 점이 블로그에 남겨진 글들로 인해 더 제대로 보이는 것 같다. 블로그가 인기가 많아지는 것은 좋지만, 나의 역사가 담겨지는 것이라는 것도 잊어서는 안되겠다. 사실 그런 것에 더는 집착하지 않기로 했다.

 

내년에는 좀 더 큰 변화의 몸부림(?)을 쳐보려고 한다. 블로그를 들춰보니 회사에서 나온 뒤 이것저것 방황도 많이 하면서 내 나름대로 노력의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그 때의 시간들을 자양분을 삼아 내년부터는 내 나름대로의 소신과 직관을 가지고 좀 더 적극적으로 행동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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