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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여행/사적] 신라 김유신 장군의 집터라 전해지는 재매정

 

 

 발걸음 닿는 곳 마다 이야기가 서린 경주. 이번에는 재매정을 소개해 봅니다. 재매정은 교촌한옥마을 입구에서 길을 건너 강을 따라 쭉 걷다보면 만날 수 있는 사적입니다. 신라의 궁성이 있다고 전해지는 반월성과 가까운 위치에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일대는 신라시대 고위 귀족들의 주거지 였음을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태종무열왕(김춘추)를 도와 삼국통일의 위업을 달성한 김유신 장군은 신라에서는 거의 왕에 가까운 존재였으리라 생각해봅니다. 그들이 살았던 시대로부터 천년이라는 세월 그 이상이 훌쩍 흘러 지금 이 곳은 허허벌판이 되었지만, 하나 남아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재매정'이라는 우물로, 김유신 장군의 집터에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신라의 도읍이었던 서라벌, 지금의 경주는 물이 상당히 풍부한 도시였다고 합니다. 땅을 조금만 파도 식수로 쓸 수 있는 물이 솟아났다고 하지요. 그래서 집집마다 우물을 만들어 사용했다고 합니다. 어디선가 듣기로, 경주 일대에는 아직도 신라시대 우물이 꽤 많이 남아있다고 해요.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재매정'일테지요.

 

 재매정에 얽힌 이야기 하나 있습니다. 오랜 전장을 누비던 김유신 장군이 전쟁터에서 집으로 돌아오다가 또 전쟁에 나가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그 때 집 앞을 지나면서 집 안에 들어가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지도 않고, 그저 부하에게 집 안에 있는 우물 물을 떠오게 하여 말 위에서 마신 뒤, "우리 집 물맛은 옛날 그대로구나"하고 바로 전쟁터로 떠났다는 것입니다.

 

 비록 긴 역사 속에서 건물은 모두 사라졌지만, '재매정' 덕분에 이곳을 찾은 저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았습니다. 

 

▲ 경주 남천

 

경주 시내를 크게 끼고 도는 형산강에서 뻗어나온 경주 남천.

이 남천을 따라 자전거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이 강을 따라 동쪽으로 가면 복원 중인 월정교가 있고, 계속 가면 경주 박물관 쪽으로 갈 수 있지요.

월성을 중심으로 재매정은 서쪽에 있는 셈입니다.

 

▲ 경주 사마소에서 바라본 재매정의 모습

 

경주 사마소 쪽에서 바라본 재매정의 모습입니다.

우물은 보이지 않고, 유허비를 감싸고 있는 전각의 지붕만이 보이네요.

 

▲ 경주 사마소와 재매정 사이의 땅. 발굴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재매정 일대는 허허벌판이라고 할 수 있는데,

바로 옆. 그러니까 사마소와 재매정 사이의 거대한 땅에 발굴작업이 진행된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 곳은 어떤 곳이었을까요?

문득 궁금해집니다.

사실 경주 사마소는 조선시대에 지어진 것이라고 하는데,

그 이전에는 신라시대 때 중요한 건물이 자리한 곳이 아니었을까요?

개인적으로 이 일대는 귀족들의 집터가 있었으리라 생각해봅니다.

금입택이 떠오르네요. ^^

 

▲ 재매정 입구

 

아스팔트로 정비된 차도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는 재매정이 보입니다.

 

▲ 재매정 입구 설명

 

'재매'가 김유신 장군의 부인 이름이었군요!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구전으로 전해져 내려와

이 곳이 김유신 장군 집터로 여겨지는 것 같습니다.

 

▲ 재매정 입구

 

재매정으로 들어가봅니다.

 

▲ 재매정 앞에 남아 있는 석조물. 지춧돌로 짐작된다.

 

재매정 뜰 안에는 건물의 지춧돌로 썼음직한 석조물이 놓여 있습니다.

나무 기둥을 지지하기 좋아보이는 홈이 파인 석조물부터 무늬가 마모되어 보이지 않는 석조물까지..

경주 박물관 뒷뜰에도 이런 석조물이 많이 모여 있답니다.

그거 아세요?

경주 최부잣집의 건물도 신라시대 지춧돌을 그대로 사용해서 지었다는 것을요.

경주 최부잣집에 가시면 지춧돌을 유심히 살펴보시는 것도 좋겠죠?

 

▲ 재매정 앞에 남아 있는 석조물. 지춧돌로 짐작된다.

 

긴 세월을 지나 마모가 된 석조물들.

 

▲ 재매정

 

안에 물이 있나 싶어서 살짝 들여다 보았는데,

있긴 있는데 고여 있는지 맑아보이지는 않더군요.

천년도 더 전에 신라 사람들이 사용했었을 이 우물 앞에 서 있으니 묘한 기분이 들었네요.

 

거창한 유적지는 아니지만,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경주의 재매정이었습니다.

교촌한옥마을과 인접해 있으니 겸사겸사 들러보시는 것도 좋겠죠?

 

BY 엘리스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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