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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이었다.

내가 예전에 다니던 회사 사옥에서 직원 한명이 투신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안타깝게도 너무 높은 곳에서 떨어져 생명을 잃었다.

입사한지 한 3년 되었을까?

무슨 사정이 있었기에 높은 층의 좁은 문을 열고 그 곳에서 뛰어내렸을까.

그 기사를 보는데 한 순간 기분이 착잡해지면서 예전에 내가 회사에 있었을 때의 기분을 떠올렸다.

 

이해가 되는 부분이 일면 있었다.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지만, 알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나도 한 때 그런 무서운 생각을 아주 한 때, 한 적이 있었다.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혼자 발악을 하며 버텨내야 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멘토? 이런 존재들을 붙여주긴 하지만 솔직히 도움되는 건 없었다.

다들 지 살길 찾느라 바빴지. 허울뿐인 멘토멘티였다. 차라리 안하느니만 못하는.

 

약 3년간의 짧은 사회생활에서 배운 것은 다음과 같다.

-. 업무에서는: 증거를 수집해서 상대편이 거짓말을 하는 것을 잡아내는 것과

                    각종 융통성을 발휘해서 순발력있게 일을 처리하는 것.

                    각종 매뉴얼 및 원칙과 규칙이 있어도 무용지물이라는 것.

                    일은 잘하고 열심히 하는 인간에게만 더 떨어진다.

                    눈치껏 대충일하는 인간들은 이상하게도 인정을 받을 수 있다.(왜?? 의문이다.)

                    심지어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는 인간들이 승승장구한다.

-. 회사생활에서는: 힘들고 분노가 있어도 티를 내면 절대 안된다는 것과, 주변인들은 아무도 믿을 수 없다는 것.

                          산넘어 산이라는 것.

 

결국 회사는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나름 대기업에 입사했다고 입문교육 때에는 그렇게 애사심을 키워놓더니

입사 해서 일년만 지나면 별게 아닌 게 된다.

(특히나 내가 다녔던 곳은 평균 근속년수가 정말 낮다. 내가보기엔 낙하산들이나 오래다니는 듯, 낙하산 진짜 많다.)

 

그리고 힘들어서 그만두려는 마음이 생기면 주변에서는 이런다.

어떻게 들어간 회사인데, 취업하기 힘들다, 의지가 왜 이렇게 약하냐 등등..

 

그런데 사회가 분위기 자체가 다양화 되고 개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고정된 조직에서 몇십년간 몸을 담아야 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 아닐까?

과거 우리나라의 고도성장기를 일궜던 분들이 해온대로 지금도 그렇게 살아야 할까?

일단 기회가 있으면 들어가보고, 나에게 어울리지 않으면 던져버리면 된다.

이런 의사결정 자체가 오로지 본인이 본인을 위해 행해져야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변에서 훈수두고 난리다. 특히 부모님의 입김이 정말 무섭다.

 

강신주 박사가 쓴 다상담 2에서 읽었던 내용이 생각난다.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노예는 병신이라고.

스펙을 쌓는 것도 더 좋은 노예가 되어 회사를 위해 부품처럼 소모될 준비를 하는 것 아닐까.

 

안타깝다.

힘들면 그 길이 아니고 다른 길로 가도 될 것을.

내 행복과 정신건강이 우선이다.

남들처럼 살지 않아도, 내 길을 찾기 위해 노력하면 그만이다.

그리고 그 길은 생각보다 괜찮을 수도 있지 않을까..

나는 회사를 그만둔 순간부터 자발적 동기에서 우러나온 일이 아니라면!!! 절대 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 근데, 그것도 서울 한복판에서 사람이 떨어져 죽었는데 인터넷 기사가 왜 별로 없는지 의아하다.

     기자들은 다 뭐하고 있는지... 어이없다. 돈막음이라도 한 것인지.

 

    [기사링크]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241&aid=0002236156&sid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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