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돈으로 해결되는 사회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몇가지 사건이 있었다. 땅콩회항 그리고 모녀갑질 사건. 이 두 가지 사건의 공통점은 경제적으로 우위에 있는 사람이 경제적으로 자신보다 아래에 있는 사람을 자기 마음대로 짓밟고 상처를 주었다는 것이다. 돈이 많다고 해서 없는 사람을 무시하거나 깔볼수 있는 권리가 주어지는 것이 아닌데 말이다.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살고 있다. 동시에 우리나라는 경제체제는 자본주의를 택하고 있기도 하다. 자유민주주의의 원칙은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것에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가 공존하는 자유민주주의 하에서는 그 원칙에 균열이 생기는 경우를 자주 목격하게된다. 그렇다고 사회주의를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사회주의는 그 모순으로 인해 지구상에서 거의 자취를 감..
꿈은 꼭 거창해야 할까? 어렸을 적 학교에서 꼭 이런 수업시간이 있었다. 나의 장래희망이 무엇인지 적어내고 그림까지 그려서 발표했던 시간말이다. 나는 5살 때부터 초등학교 때까지 피아노를 쳤기 때문에 피아니스트라고 적어 냈다. 별 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다. 솔직히 장래희망이라는 단어 안에 담긴 뜻도 정확히 몰랐다. 내가 피아니스트가 될 것 같진 않았지만, 그냥 피아노치는 친구가 그렇게 적어내니까 나도 그렇게 적었던 것 같다. 어렸을 적 이 세상에 많은 직업이 있는 줄은 상상할 수 없었고, (또 누가 이야기해 주지도 않았고) 오직 내가 생활하는 그 안에서만 상상해 낼 수 있었던 그 '피아니스트'가 내 장래희망이었다. 다른 친구들이 적어냈었던 것들을 지금에서야 다시 생각해 보면 참 웃음이 난다. 과학자, 대..
'열정 페이' 인터넷 뉴스를 보다가 한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희생강요하는 [열정 페이]에 뿔난 청춘들' 제목에 포함된 열정 페이란 단어가 눈에 띄었다. 열정이 있으니 적은 월급은 감수하라는 뜻의 단어라고 한다. 대학을 졸업해도 정규직이란 타이틀을 가지고 일하기 어려운 시대, 20대와 50대가 알바 자리를 놓고도 경쟁하는 시대, 지금이 바로 그런 시대이다. 설사 운 좋게 정규직이란 타이틀을 거머쥔다해도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안정적인 직장을 가졌다는 안도감도 잠시, 직장에서 더 위로 올라가기 위해 불철주야 온몸 바쳐 일하는 건 흔한 일이고(인생의 중심이 직장으로 변한다.), 쉬는 날에도 몸값을 올리기 위한 공부에 매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십대에 접어드는 순간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그 직장에서 제..
9월 말 안동에서 만난 푸른 가을하늘이 맑고 청명하다. 푸른 가을 하늘을 배경삼아 서 있는 단풍나무. 살짝 단풍물이 든 나뭇잎 사이로 살짝 보이는 햇빛이 마음을 푸근하게 만든다. 아마도 가을은 1년 중 여행하기 가장 좋은 계절일 것이다. 1년 동안 치열히 자라왔던 만물이 여물어가는 시기라 그럴까? 풍요롭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느껴진다. 지금 내 인생의 계절은 어디쯤 머물러 있을까? 아마도 여름 쯤 아닐까. 앞으로 더욱 치열히 성장하고 생존해 나가야 하는. 내 인생의 계절이 가을에 다다를 쯤엔 나에게도 정신적인 풍요와 여유가 찾아오길 바라본다. BY 엘리스 블루
2014.08 @ 주왕산 이번 달에도 난 배낭을 싼다. 1박 2일 짧은 여행 계획을 세웠다. 여행 계획을 세우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마치 맛있는 디저트가 잔뜩 진열된 가게에서, 돈 걱정 하지 않고 마음껏 고를 수 있는 기분이다. 이번 달은 어디를 가볼까... 행복한 고민이다. 올해 들어 블로그 방문자 수가 늘어나면서 잠시 압박감과 부담감이 문득 느껴졌다. 매일 하나씩 글을 올리는 일은 버거웠다. 욕심에 부담을 느끼며 매일 일처럼 올리는 포스팅에 회의가 들었었다. 나는 내 기분이 내킬 때 여행을 떠나고, 떠난 다음에 마음이 가라앉으면 사진과 글을 정리하는 것이 편하다. 블로그라는 1인 소통 매체를 운영하면서, 처음에는 스타 블로거가 되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방문자 수가 엄..
부석사를 찾았을 때였다.부석사 입구에는 현지 주민들이 직접 수확한 채소와 과일 따위를 파는 작은 좌판들이 늘어서 있다.이 좌판을 열고 있는 대부분은 연세 지긋한 할머니들이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천천히 부석사 방향으로 걸어 올라가고 있었다.식사 때라 좌판의 할머니들도 식사 준비에 분주하셨는데,한 할머니가 한 손에는 컵라면을, 한 손에는 김치가 담긴 반찬통을 들고 종종걸음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보였다.지긋한 연세를 짐작할 수 있는 하얀 백발과얼굴과 손에는 세월의 흔적이 아로새겨진 굵은 주름이마치 할머니가 살아온 지난 날들을 대신 이야기 해주는 것 같았다.연세도 꽤나 있어보이시는 분이 끼니를 고작 인스턴트 컵라면 하나로 때우시는 게 내심 안타까웠다. 지금은 하얗게 변해버린 백발과 굵은 주름이 새긴 손과 얼굴..
지나간 시간 속의 기억 ... "사람의 기억이란 때로 매우 간사한 것입니다, 형님." "그래도 지나버린 시간에 대해서 우리는 무력하다. 기억은 잊혀질 수는 있어도 고쳐질 수 있는 것은 아니야." ... -이문열, "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 中- 책을 읽으면서 밑줄쳤던 문장. 지나버린 시간은 이미 우리 곁을 떠났으니 어떻게 손써볼 도리가 없다. 우리 곁을 떠난 지난 시간은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있을 뿐. 그 기억은 남아있으나 내 기억 속에서 잊혀질 수도 있다. 잊혀질 뿐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바뀌는 것도 아니다. 내가 기억하는 시간들은 아마도 적당한 망각과 좋은 것만을 기억하려는 생각으로 적당히 버무려져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또 힘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도.
종교를 믿는 진짜 목적은 인간적 성숙에 있다. 종교를 믿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종교는 없지만, 몇몇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가까이서 관찰한 적은 있다. 대개 종교는 심리적으로 어려울 때 의지가 되고, 삶에 버팀목이 된다고들 한다. 하지만 특정 종교를 독실하게 믿는다고 해서 그 사람의 인간적 성숙은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다. 그 대표적인 것이 타 종교를 헐뜯는 것이다. 종교란 결국 인간이 만들어 낸 것이며, 넓은 관점으로 보면 각기 다른 문화적 배경이 녹아들어간 인간의 산물일텐데 오직 자기들이 진리라고 우기며 다른 종교를 폄하하는 행위는 인간적으로는 하급들이나 하는 짓이다. 진정으로 성숙된 종교는 타종교를 배척하기 보다는 이해와 포용을 한다. 그리고 종교행위 자체가 집단적으로 이루어지다보니 한국인 특유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기쁨의 순간을 포착하라. 우리는 어떤 특별한 물건을 찾거나 특별한 시간을 가질 때, 꼭 일상을 벗어나 특별한 어떤 장소로 떠나고자 한다. 일상은 으레 '무료한'것이 되기 쉽상이고, 처음보는 풍경이나 물건은 대개 '특별한'것으로 여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특별한 경험이 끝나고 돌아온 일상은 지루하고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듯하다. 하지만 자신의 소소한 일상에서 조차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이 행복을 위해 먼 곳으로 떠난다한들 만족할 수 있을까? 일상에서 행복을 찾지 못하고 낯선 것을 찾는 행위가 자주 반복된다면, 그 행위 역시 무료한 '일상'으로 둔갑하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가 일상을 지루하게 여기는 까닭은,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습관적으로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데에 있을 것이다. ..
가을이 깊어가는 11월, 경주로 (2013년) # 1. 출발 새벽 5시. 어젯밤 맞춰둔 핸드폰 알람 소리에 몸을 잠시 뒤척였다. 기차시간은 새벽 6시 반이다. 지금 일어나지 않으면 기껏 예약해 둔 기차를 놓칠지도 모른다. 학창시절 부터 사회생활을 했을 때까지 나의 기상시간은 언제나 새벽이었다. 회사를 관둔 후 아침 일찍 일어나는 일은 힘겨운 일로 변해버렸다. 어쩌면 나는 이제까지 부족했던 아침잠을 채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특별하다. 무료했던 일상에서 벗어나 짧게나마 여행을 떠나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전적으로 나 자신에게만 의지하며 떠나는 여행이기에, 다른 때와는 달리 조금은 긴장되며 몸에 힘까지 들어가는 것 같다. 서둘러 준비해 집을 나선다. 새벽 5시 반. 늦가을 새벽 공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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