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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어느 가을날에 만난 분황사와 황룡사지


경주 국립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향한 곳은 분황사였어요.

분황사는 경주 국립박물관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자전거 도로로도 연결이 되는데 그 길이 참 멋졌습니다.

특히 덥지도 춥지도 않은 가을날씨라 자전거로 그 순간을 만끽하기에도 참 좋았던 것 같네요.


경주 국립박물관 자전거 주차장에서 자전거를 찾은 후!

국립박물관 앞쪽의 이정표를 따라 분황사로 갑니다.

나무 데크길이 이어져 있는데요, 길가에는 코스모스가 옆으로는 가을 들녘이 펼쳐져

달리는 내내 마음이 상쾌했어요.



분황사 가는 길에 만난 철길

철길을 통과해서 갔는데요, 기차가 지나가면 통행금지 알림음과 함께 차단바가 내려가는

생소하지만 왠지 정감이 가는 곳이라 풍경으로 담아보았네요.

철길과 가을 들판이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요!


자전거 주차장에 자전거를 매어 놓고, 분황사에 접어들었습니다.

분황사 모전석탑의 고색창연한 빛이 경내를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분황사 모전석탑은 국보 30호인데요,

모전 즉 벽돌로 쌓은 탑을 모방한 탑이라는 의미로

불교가 중국에서 전래될 당시 중국에서는 벽돌로 만든 탑이 유행이었는데요,

이를 모방해서 돌을 아 벽돌로 만들어 탑을 쌓아서 모전석탑이라고 합니다. 

(한국사검정능력시험 공부 후 남은 것 ㅋㅋ 역시 아는만큼 보이는군요.)

우리나라에는 돌이 많아서 나중에는 석탑이 유행했지만,

처음 불교가 전래되었을 때에는 전래받은 그 나라의 것들을 모방할 수 밖에 없었으니

이런 건축물이 세워진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소원을 담은 기왓장 위에는 낙엽이 소복히 쌓였습니다.


돌사자상의 모습입니다.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천년이상을 견뎠겠지요?


가을국화도 만발한 모습이네요.

국화는 생명력이 강한 식물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화려한 모습만 보면 전혀 짐작할 수 없지만요.

여러 고난을 거쳐 해탈한 부처의 모습과도 많이 닮지 않았나요?


분황사 모전석탑을 지키는 인왕상의 옆모습

표정이 보이는 듯 합니다.


분황사 깊숙히 들어와 탑의 모습을 담아봅니다.

완연하게 물든 단풍과 함께 서 있는 모습이 조금 쓸쓸하면서도 기품있어 보입니다.


절의 안쪽에는 스님들이 기거하시는 방이 있으니

조용히 관람해주세요 :)

국화를 알록달록하게 예쁘게 놓으셨어요.

아마도 관광객들을 배려하신 거겠죠?


분황사로 오는 길에 날씨가 흐렸는데

갑자기 흐렸던 하늘 위로 지는 해가 얼굴을 내밉니다.

순간 해가 비추는 빛으로 분황사 경내도 따스한 분위기가 감도네요.


혹시 앞에 우물 보이시나요?

이 우물에는 신라시대 용에 관한 전설이 내려오는데요 ^^

아주 흥미롭답니다 :)


많은 신자들이 불공을 드리는 보광전입니다.

큰 절에는 대웅전이 있는데 분황사는 규모가 작아서 그런지 불공을 드리는 곳은 이곳 밖에 없는 것 같았네요.

분황사는 신라시대 유명한 승려인 원효대사가 머물렀다고도 전해내려오는 곳인데요,

그 옛날에는 규모가 훨씬 크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잠시 바위에 걸터앉아 분황사의 모습을 눈여겨 봅니다.

떠나려니 해가 얼굴을 내미네요.


분황사 안에는 한 해를 열정적으로 보낸 나뭇잎들이

생명을 다하고 땅에 떨어져 소복히 쌓여있었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떠나지만 내년 봄에도 어김없이 나뭇가지에는 연두빛의 아기 잎사귀가 얼굴을 내밀겠죠. 


가을의 분황사를 감상한 뒤, 바로 앞쪽에 위치하고 있는 황룡사지로 향합니다.


그 옛날 호국의 염원을 담아 9층의 거대한 목탑이 세워졌던 곳.

지금은 허허벌판이 되어 저 멀리 보이는 산만이 그 시절을 기억하고 있는 듯합니다.


웅장했던 건물들은 사라졌지만 단 하나, 우뚝 서서 남은 것은 이 당간지주 뿐입니다.


상당히 넓은 평지가 펼쳐집니다.

한 눈에 보기에도 건물을 세우기에 적당한 장소 아닌가요?

땅은 평평하고 그 뒤로는 병풍같은 나즈막한 산이 감싸고 있으니 말이에요.


걸어서 황룡사지 중심으로 이동해 봅니다.

발걸음을 옮겨 이동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는데요,

그 옛날 황룡사의 규모를 익히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동승당터

스님들이 기거하셨던 곳이겠죠?

지금은 잔디밭으로 변해버렸습니다.


황룡사지에서 바라본 분황사의 모습이에요.

알록달록한 나무들이 분황사 모전석탑을 호위하듯이 둘러싸고 있는 것 같네요.


신라의 세가지 보물 중 하나인 황룡사장육존상을 모셨던 자리로 추정되는 곳.

기단석 규모로 보아 상당히 웅장했던 불상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조선시대 초기까지는 존재하였다고 기록에 남아있는데...

지금은 어디론가로 사라졌는지 행방조차 알 수 없는 신라의 보물.

그 불상을 지탱했던 기단석만 남아 그 역사를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목탑지에 당도했습니다.

백제의 아비지를 초청하여 만들었다고 하는 황룡사9층목탑.


9층의 목탑을 쌓기 위해서는 튼튼한 기단이 필요했을 겁니다.

일정한 간격과 비슷한 크기로 배치되어 있는 기단석으로 그 규모를 짐작할 수 밖에요.


목탑터를 여유롭게 둘러보고 계시는 어르신 ^^


영화로움 뒤에는 쇠퇴가 온다.

이 황룡사지가 그렇게 말하고만 있는 것 같았습니다.

현재의 모습이 화려하다고 해서 언제나 그 빛이 계속되리라는 방심은 금물.

언젠가 그 빛이 다할 때를 위해 지혜를 키워야 한다는 메시지.

저는 황룡사지에서 보았습니다.


사학과 학생들인 듯한 분들이 모여서 서로 황룡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어요.

답사를 왔나보네요. 문득 부러워졌어요. 

무엇을 배울 수 있다는 나이. 그 때가 가장 아름다운 순간입니다.

총명한 그 나이에 많이 배우고 느끼세요.


가을에 만난 분황사와 황룡사지.

마음이 먹먹해지는 느낌이었네요.

어떠셨나요? 경주에 가고 싶지 않으세요?

전 매 계절이 바뀔 때마다 경주에 방문해보고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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