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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2천년을 이어온 경주 계림의 가을
경주 여행 2일째,
아침 일찍 숙소에서 자전거를 빌려타고 힘차게 페달을 밟으며 계림으로 향합니다.
가을 아침의 공기는 시원상쾌. 패달을 밟는 다리는 가볍고, 맑은 하늘은 가슴을 시원하게.
황남동에 위치한 숙소에서 황남초등학교 사거리를 지나, 어젯밤에 보았던 첨성대를 지나 계림으로 향했습니다.
아침 일찍 나와서 사람이 많지 않아서 더 좋았던, 조용한 계림의 아침.
완연한 가을날씨와 곱게 물든 나뭇잎들이 가을을 오롯이 느끼게 해줍니다.
상쾌한 가을아침, 자전거로 가슴가득히 맑은 공기를 마시며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밟습니다.
경주 시내 한 가운데 이렇게 거대한 언덕같은 능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 묘한 신비감을 주었습니다.
거대한 고분군과 함께 그 앞에는 예전에 건물이 있었을 건물의 기단만이 남아
그 화려했던 시절을 기억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계림으로 향하는 길, 아직 이른 아침이라 사람들의 모습이 많이 보이지 않네요.
새의 노랫소리만이 귓가에 들려옵니다.
계림의 입구, 아침햇살을 받은 아름다운 단풍이 마음을 평화롭게 만듭니다.
계림으로 들어섰습니다.
무려 2천년 동안 그 자리를 지킨 신라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 곳.
그 역사만큼이나 굵은 나무들이 신비로운 이야기를 품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아침햇살을 받아 빛나는 가을의 계림.
싱그러운 나무 냄새들이 발걸음을 가볍게 합니다.
신비함마저 느껴진 계림의 아침 :)
그 느낌이 전해지나요?
계림은 경주 김씨의 시조인 김알지가 태어난 곳이자
서라벌에서 가장 오래된 숲이라고 합니다.
계림 안쪽으로 깊숙히 들어가자 멀리서 보였던 거대한 릉의 입구에 다다릅니다.
그 옛날, 한 나라의 왕이었던 사람이 지금은 고요히 잠자고 있는 곳.
살아있을 때에는 가진 것도 차이가 있고, 사회적 지위도 차이가 존재하지만
결국은 우리 모두 사라질 존재들.
그래서 많은 것에 집착하지 않고, 작은 것에도 만족하며 감사하며
단순하게 살다 가는 것이 어쩌면 인생을 좀 더 행복하게 사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 능의 주인은 내물왕입니다.
텍스트로만 접했던 왕의 능을 직접보니 역사가 피부에 직접 와닿는 것 같았네요.
생명의 기운이 소멸해가는 가을의 모습과
이 세상을 떠난 이가 묻힌 능의 모습이 어쩌면 이리도 잘 어울리는지..
계림의 울창한 소나무 숲 사이에서
소나무의 고고한 자태를 스케치북에 담고 계시는 어르신이 있었습니다.
문득 부러워 지는 건 왜일까요.
갑자기 경주에서 살고 싶어집니다.
계림을 둘러보고 있노라니, 어느덧 해는 중천을 향해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해가 발하는 빛은 계림의 울창한 나무 사이로 스며들고...
그 햇빛을 느끼며, 계림 사이를 천천히 거닐어 봅니다.
가을은 생명을 다해감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생명을 기약한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건 아닐까요?
계림의 가을은 어느새,
가슴속으로 스며들어와 있었습니다.
봄과 여름을 지나 이제 생명이 다해 나뭇가지에 위태로이 달려있는 나뭇잎들,
곧 지겠지만 내년에 나뭇가지 사이로 연두빛의 작은 잎들이 다시 돋아나겠지요.
계림을 둘러보고 다시 첨성대쪽으로 가는길,
하나 둘 사람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
계림 앞쪽의 넓은 밭, 봄에 오면 이 곳에 드넓은 유채꽃밭을 볼 수 있다고 해요.
자전거를 세워두었던 첨성대의 자전거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 ^^
경주는 자전거 도로와 자전거 주차장이 잘 되어 있는 편이에요.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네요.
밤에 봤던 첨성대를 낮에 다시 봤습니다. 밤과는 또 다른 느낌이죠?
하늘을 떠받치고 있다는 첨성대.
생각보다 작은 건축물이지만, 그 안에 담겨있는 신라인들의 지혜는 놀랍네요.
맑은 날씨와 함께 시작된 나홀로 경주 여행 둘째날,
2천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신비한 계림을 둘러보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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