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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일상

경주의 설경

엘블 2014. 2. 10.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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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니 온 세상이 하얗다.

분명 어제 잠들기 전만 해도 눈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는데.

더군다나 이곳은 눈이 쌓이는 것 자체가 드문 경주이다.

하지만, 내 눈을 의심하게 할 일이 일어났으니!

경주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것이었다.

몇 년만에 내려서 쌓인 눈이라고 한다.

올해는 유난히 눈구경이 어렵다 싶었더니, 서울에서도 못했던 눈구경을 경주에서 하게 될 줄이야.

몇 년전인가, 서울에도 기록적인 폭설이 온 적이 있었다.

그 때 나는 직장에서 신입사원이었는데, 아침에 지각하지 않기 위해 버스가 눈때문에 집 앞 정류장까지 못 올라와

약 100미터 가량의 눈길을 구두를 신고 푹푹 빠지는 길을 미친듯이 걸었던 기억이 있다.

그 때 만큼, 눈이 발이 푹푹 빠질 만큼 내린 눈을 이곳 경주에서 만났다.

그 때와 지금의 눈은 나에게 상당히 다른 의미로 다가오지만!

(그 때는 증오의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사랑의 감정이다.)

눈 내린 경주(그것도 아주 기록적인!)에서 몇일을 머무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내 인생에서 우연히 마주친 행운인 것 같기도 하다.

눈이 와서 비록 불편함은 있지만, 그 대신 아름다운 설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도 그 행운 중의 하나이다.

눈이 오지 않았으면 이곳 저곳은 많이 다닐 수는 있었겠지만, 황량한 겨울 풍경을 봐야했을 것이다.

눈이 와서 신발이 젖고, 많은 곳을 다닐 수는 없었지만 환상적인 경주 설경을 볼 수 있었다.

경주라는 도시는 참 매력적인 것 같다.

계절에 따라 같은 공간이 다른 느낌과 감동을 준다는 것은 대단한 일인 것 같다.

이번 봄에 벚꽃 필 때 쯤, 다시 한 번 경주에 와야겠다.

그 때에는 또 다른 모습이 나를 반겨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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