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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안동하회마을에서 보는 하회별신굿탈놀이

 

 

하회별신굿탈놀이 공연시간에 맞추어 나룻배를 타고 다시 하회마을쪽으로 돌아왔습니다.

하회별신굿탈놀이 공연은 원래 하회마을에 상시공연이 있는데요,

탈춤페스티벌 기간 동안은 만송정 소나무 숲 옆의 특별 야외무대에서 공연이 진행됩니다.

그리고 축제기간 동안에는 하루에 여러번 공연이 진행되니

입구에서 행사일정표를 받아서 확인하시고 동선을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2014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공연 일정표 보러가기

 

날씨 좋았던 지난 주말, 하회마을에서 담아온 하회별신굿탈놀이 현장 사진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

 

부용대를 마주보고 있는 만송정 소나무 숲 바로 옆에

탈춤기간 동안에만 운영되는 특별 무대가 있습니다.

오후 2시에 시작되는 공연 시간에 맞춰 허겁지겁 왔는데, 이미 많은 분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계셨어요.

 

공연이 시작되기 전, 하회별신굿탈놀이의 유래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셨어요.

손에 들고 있는 탈이 '주지탈'이라는 것인데

처음에는 우리나라 탈이 아닌 줄 알았답니다.

생긴 것이 외국 탈처럼 이국적으로 생겨서 깜짝 놀랐어요.

 

하회탈을 만든 사람은 허도령이라고 전해지는데요,

지금 하회마을은 류씨 집성촌으로 알려져 있지만 류씨가 정착하기 훨씬 전에 허씨가 정착했다고 합니다.

재해가 많던 마을을 지키기 위해 허도령은 꿈에 나타난 신의 계시를 받고 탈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탈을 만들 때 금기가 하나 있었는데요, 탈을 만들 때 아무도 엿봐서는 안된다는 것이었죠.

허도령은 몇날며칠을 열심히 탈을 만들었는데, 그만 허도령을 사랑하던 이웃집 처녀가

허도령이 그리워 보러갔다가 그 금기가 깨지고 맙니다.

결국 허도령은 마지막 탈을 만들 던 중 부정을 타 피를 토하며 죽었다는 슬픈 전설이 전해지네요.

이 때 미처 완성하지 못했던 탈이 아랫턱이 없이 전해져 내려오는 이매탈이라고 합니다.

 

짧지만 흥미진진했던 설명을 듣고, 본격적으로 탈춤관람을 시작합니다.

 

흥겨운 풍물패 소리와 함께 각시가 무동을 타고 등장하는 첫째마당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주지마당'이 펼쳐집니다.

아까 설명하시던 분이 손에 들고 있던 탈을 쓴 사람이 두 명 등장합니다.

주지는 사자를 뜻하는데요, 놀이판이 시작되기 전 액풀이를 하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특이하게 주지탈은 얼굴에 쓰는 것이 아니라 손에 끼고 있더라고요.

자세히 보면 삼베 천 같은 것을 사람이 뒤집어 쓰고 머리 위로 탈을 낀 손을 올려 공연하고 있는 것이랍니다.

 

주지가 두 마리 등장하는 것은 암수 한쌍의 상징이라고 하네요.

 

주지판이 끝나갈 무렵 초랭이가 등장합니다.

 

셋째마당에서는 백정과 소가 등장합니다.

일명 백정마당이라고 하는데요, 소가 처음 등장할 때 관객들을 향해 오줌을 뿌립니다.

물론 진짜 오줌은 아니고요. ㅋㅋ 어린이들의 반응이 폭발적입니다.

 

백정이 소를 잡고 우랑(소의 중요부위)을 떼어 관객들에게 사라고 하는 내용입니다.

 

백정이 들어간 후 넷째마당에서는 할미가 등장합니다.

할미는 15세에 과부가 된 인물이라고 하는데, 꼬부랑한 자세로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추는 춤이

흥겹기도 하고 애처로워 보이기도 했습니다.

 

춤을 추며 등장한 할미는 베틀 위에 앉아

한 평생 고달프게 살아온 신세타령을 합니다.

 

쪽박을 들고 관객들에게 다가오는 장면이 있는데요,

옛날에는 이 때 구경꾼들에게 돈이나 쌀을 받는 행위라고 합니다.

일명 걸립이라고 합니다.

 

다섯째 마당이 시작되면 부네가 등장합니다.

다소곳한 자세로 부끄러운 듯이 춤을 추는 동작이 인상적입니다.

 

이어서 파계승이 등장합니다.

부네가 앉아 있는 이유는 오줌을 누고 있기 때문인데요

파계승이 이 장면을 엿보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부네가 볼일을 마치고 물러서 있자

파계승이 그 자리로 다가가 냄새를 맡습니다.

물론 진짜 오줌은 아니겠지만 ㅎㅎ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옵니다.

 

그런 후에 부네에게 다가가 희롱하는 파계승

 

파계승이 부네를 희롱하며 놀고 있는데 초랭이가 등장하여 비꼬는 말을 내뱉습니다.

그러다가 파계승과 부네는 퇴장을 하고,

 

이매가 등장합니다.

초랭이가 이매에게 '저 중놈도 부네랑 노는데 우리도 한 번 신명나게 놀아보자'고 합니다.

이매는 마치 술에 취한 것 처럼 굼뜬 동작으로 등장합니다.

 

이매와 초랭이의 춤이 시작되고,

중간에 이매가 관객에게 말을 거는 시간이 시작됩니다.

 

관객 세명을 불러내서 같이 탈춤을 추는 시간을 갖습니다.

영국과 프랑스에서 왔다는 외국관광객들이 신나게 어울려 탈춤을 춥니다.

나중에 홈페이지 설명을 보니 이 마당은 원래 공연에서는 없고,

살짝 변형하여 추가한 것이더군요.

그냥 공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을 참여 시키는 것이 우리나라 탈춤의 묘미 아닐까요?

 

즐겁게 춤을 춘 분들에게 하회탈 목걸이도 선물하는 훈훈한 모습 ^^

저 분들은 아마도 좋은 추억 하나 만들어 갔겠죠?

 

이어서 마지막 여섯째 마당인 양반,선비 마당이 시작됩니다.

양반과 선비가 처음 등장하면 서로 절을 하는데,

여기서 초랭이도 함께 절을 하다가 양반에게 얻어 맞습니다.

(초랭이는 양반의 하인입니다.)

 

양반과 선비는 서로 문자를 써가며 잘난척을 해대는데요,

결국 양반이 선비에게 밀려 지고 맙니다.

 

하지만 결국 둘은 화해를 하고, 뒤에 서 있던 부네와 할미까지 등장하여 흥겹게 춤을 춥니다.

할미가 신나게 춤을 추는데 양반이 구박하는 모습이 웃겼어요 ㅎㅎ

 

그러다가 백정이 다시 등장합니다.

아까 소를 잡고 얻은 우랑을 양반과 선비에게 사라고 흥정을 합니다.

 

처음엔 별 반응없던 양반과 선비는 정력에 좋다고 하자

서로 사겠다고 달려들어 다툽니다.

이 내용을 끝으로 하회별신굿탈놀이는 막을 내립니다. ^^

 

마지막에는 연기를 하셨던 분들이 탈을 벗고 인사를 하셨어요!

다들 연세가 지긋하셨어요.

우리나라의 문화를 보존하고 전승하시는 모습이 참 멋졌어요.

 

흥겨운 마지막 놀이무대!!

연기하시는 분들 표정이 모두 즐거워 보이시더라구요 :)

 

예전 학생 때 국사 교과서로만 접했던 하회별신굿탈놀이!

이렇게 직접 공연을 처음부터 끝까지 관람한 후 든 생각은 "정말 재밌다!" 였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옛 것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어쩌면 처음 접했던 경로가 다소 따분하고 지루했기 때문에

나중에 다시 접근할 엄두 조차 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무료 공연이지만 정말 값지고 재미있었던 하회별신굿탈놀이!

하회마을에 가신다면 꼭 보시길 강추드립니다.

 

BY 엘리스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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