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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행] 옛 서울시청의 흔적이 고스란히, 서울도서관

 

 

 얼마 전 다녀온 서울도서관을 소개해봅니다. 1층 기획전시실에서 하는 캘리그라피 일일달력전을 관람한 뒤, 서울도서관의 제일 윗층인 5층까지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한층씩 보면서 계단으로 내려왔습니다. 옛 서울시청 건물을 보수하여 도서관으로 만들었다는 소식은 예전에 들어 알고 있었지만, 직접 이렇게 온 것은 처음이어서 온김에 둘러보고 가기 좋겠다 싶었습니다.

 

 서울시청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는 조선시대 한성부 청사는 원래 광화문 앞 육조거리 동쪽 세번째 자리에 위치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무려 170칸이 넘는 대규모였다고 하는데요, 19세기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경희궁 앞쪽으로 옮겨졌고 그 후에도 여러차례 옮겨졌다고 합니다. 일제강점기 당시에 한성부 청사는 충무로 1가의 지금의 신세계 백화점 자리에 있었는데, 경성부로 이름이 바뀐 뒤 충무로의 땅값이 오르자 일제는 청사를 옮길 계획을 세웁니다. 지금 서울도서관 자리에 말이죠. 원래 이 자리는 1923년 당시 경성일보사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곳에 청사를 옮길 계획을 세운 일제의 의도가 불순했습니다. 당시 경복궁 앞마당에 자리하고 있었던 조선총독부 청사와 함께 덕수궁 바로 옆에 서울시청을 세움으로써 궁궐의 상징적 의미를 말살하려는 의도가 강하게 깔려있었던 것이죠. 광복 후에 이 건물은 계속해서 시청으로 쓰여졌다가 2008~2012년 서울도서관으로 개조공사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역사적 아픔이 깔려있는 건물이지만, 헐지 않고 이렇게 다른 공간으로 탄생시킨 것에도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역사를 기억하게 되는 살아있는 생생한 현장이 되는 것이니까요. 서울도서관 바로 옆에는 덕수궁도 위치하고 있어 연계해서 관람하시면 좋겠죠? 덕수궁은 이른 저녁까지 개방하니 참고하시구요.

 

▲ 서울도서관 층별 안내도

 

서울도서관 층별 안내도 입니다.

1층과 2층은 보통 도서관과 비슷한 자료실이 위치해 있습니다.

관광목적으로 둘러볼 만한 곳은 5층과 3층이니 참고하세요.

사실 서울도서관 크기 자체가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에 5층부터 천천히 내려오시면서 살펴봐도 무리가 없답니다.

 

▲ 서울도서관 5층

 

엘레베이터를 타고 5층에 도착했습니다.

마치 박물관을 연상시키는 공간이 나타나는데요.

 

▲ 서울도서관 5층

 

옛 서울청사의 구조와 보수 당시 발견되었던 부자재를 전시하고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 서울도서관 5층

 

옛 청사의 창문과 문짝 등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 서울도서관 5층

 

현재는 리모델링 되어 흔적을 찾기 어려운 내부 바닥, 벽, 기둥 파편도 전시되어

옛 모습을 상상하면서 보시면 좋겠죠?

 

▲ 서울도서관 5층

 

▲ 서울도서관 5층

 

한 공간은 옛 모습 그대로 보존하여 전시되고 있습니다.

'오르내리장'은 위로 여닫는 형태의 창문인데

도르레에 줄로 걸어 오르내릴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합니다.

지금 써도 손색이 없는 구조같네요 ^^

 

▲ 서울도서관 5층

 

옛 청사의 외벽마감에 대한 설명도 되어 있었습니다.

건축역사를 공부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듯 ^^;

 

▲ 서울도서관 5층

 

전체를 다 없애고 새로움만 추구하기 보다는

과거의 한 단면을 보존하고 기억하는 모습이 더 보기 좋은 것 같습니다.

 

▲ 서울도서관 5층

 

5층에는 하늘뜰이라는 정원도 있는데요.

 

▲ 서울도서관 5층

 

안타깝게도 개방기간은 3월에서 11월까지만..

따뜻한 봄에 다시 와서 꼭 가야겠습니다.

 

▲ 서울도서관 5층

 

유리창으로 본 하늘뜰.

 

▲ 서울도서관 5층

 

서울도서관 5층에는 작은 카페도 마련되어 있어 아픈 다리를 쉬어가기에도 그만이겠죠?

그런데 좌석 수가 너무 적어 보이네요.

공간 활용을 더 해서 많은 사람들이 앉을 수 있도록 하면 좋을텐데 말이죠.

앉아서 공부(?)하시는 분들도 있더라구요. 아래층에 열람실 있는데...

그리고 적은 좌석인데 옆 의자에 가방 놓고 있는 분들도...

커피한 잔 할까하다가.. 자리가 없어서 그냥 돌아섰습니다.

작은 배려가 있다면 많은 분들이 좋은 공간을 함께 누릴 수 있을텐데.. ^^

 

▲ 서울도서관 5층

 

서울도서관과 연계한 서울시청사 투어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관람하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 서울도서관 5층

 

서울도서관은 가운데 공간을 중심으로 복도가 배치되어 있는 건물 형태입니다.

추락방지를 위한 그물이 설치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근대 건축물이라 그런지 요즘과는 다른 이국적 분위기도 감도는 것 같습니다.

 

▲ 서울도서관 3층

 

4층은 둘러볼 공간이 없기 때문에 바로 3층으로 내려왔습니다.

'서울의 기억이 머무는 곳'

서울 옛 시장실, 서울기록문화관, 서울자료실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 서울도서관 3층

 

▲ 서울도서관 3층

 

옛날과 지금의 서울 스카이라인을 비교해 놓은 사진입니다.

고층 건물이 빽빽히 들어선 모습...

경제성장은 도시의 모습을 전혀 다르게 바꿔 놓았습니다.

 

▲ 서울도서관 3층

 

옛 서울시청 사진에 등장하는 인물과 사물에 스토리 텔링을 입혀놓았습니다.

읽어보니 참 재미있더군요 ^^

 

▲ 서울특별시 옛 시장실, 기획상황실

 

관람시간이 거의 끝나가서 허겁지겁 옛 서울시장실로 향합니다.

 

▲ 서울특별시 옛 기획상황실

 

마치 회의실을 연상시키는 옛 기획상황실입니다.

예전에는 이 곳에서 중요한 회의가 개최되었겠죠.

지금은 서울시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영상과 자료를 볼 수 있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 옛 서울시장실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자 옛 서울시장실이 나타납니다.

엔틱해 보이는 내부에 옛날 시장님이 앉아계셨던 책상이 보이네요.

 

▲ 옛 서울시장실

 

서울을 방문했던 손님들과 서울시장들의 사진이 한쪽 벽면을 채우고 있었고요.

 

▲ 옛 서울시장실

 

역대 서울시장은 누구였는지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습니다.

시간이 많지 않아 자세히 둘러보지는 못했는데요,

역사에 관심 많으신 어르신들이나

역사를 쉽게 이해하게끔 하고 싶은 부모님들이 자녀와 함께 방문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서울기록문화관 세월호 추모관

 

벌써 작년이네요. 즐거운 수학여행길이 아비규환이 되어버린 세월호 사건.

서울시청 광장에서는 추모회가 열렸었죠.

추모회가 끝난 지금도 서울도서관 안에 세월호 추모관이 마련되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합니다.

 

▲ 서울기록문화관 세월호 추모관

 

많은 사람들이 메시지를 남긴 노란리본이 한쪽 벽면에 빼곡히 묶여 있습니다.

이 곳에 들어서니 눈물이 나서 혼났네요...

 

▲ 서울기록문화관 세월호 추모관

 

'촛불이 아름답습니다. 당신의 촛불이 어린 학생의 슬츤 넋입니다.'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서울도서관

 

다시 1층에 돌아왔습니다.

고개를 들어 위를 바라보니 맨 위의 첨탑이 보이네요.

생각보다 아담했던 서울도서관. 편안한 분위기에서 조용하게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는 책 한권 빌려서 조용하게 읽어보고 싶네요.

 

▲ 서울도서관 앞 스케이트장

 

밖에 나오니 하늘이 어두워지고 있었네요.

아까는 조용했던 스케이트장에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표정으로 스케이트를 타고 있었습니다.

이 모습을 보니 서울도서관에 걸린 '당신의 (  )가 좋아요. 그냥'에 한 단어를 적어넣고 싶어졌습니다.

 

'당신의 미소가 좋아요. 그냥'

 

추운 겨울, 봄은 왠지 더디게만 오는 것 같습니다.

춥지만 쉽게 할 수 있는 여행으로 겨울의 끝자락을 채워보세요.

 

BY 엘리스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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