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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행] 창덕궁 달빛기행, 달빛과 함께 걷는 특별한 창덕궁 관람

 

조선의 수도였던 한양, 지금의 서울에는 5대 궁궐이 있었습니다.

원래 궁궐은 한 곳이어야 정상이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조선의 임금들은

도성 안에 궁궐을 5곳이나 지었습니다.

창덕궁은 1405년 태종(이방원) 때 건립된 조선의 왕궁입니다.

경복궁이 지어진 뒤 두번째 이궁으로 창건된 곳 입니다.

경복궁은 지형을 인위적으로 평탄하게 고른 뒤 만들었다고 하는데,

창덕궁은 본래의 지형을 살려 지은 것이 특징입니다.

인위적이지 않고 주변지형과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되어

가장 한국적인 궁궐로 평가받는다고 합니다.

 

창덕궁 달빛기행은 2010년 부터 시작된 특별한 문화재 체험 프로그램입니다.

달빛이 은은히 비추는 궁궐 안을 직접 걸으며 궁궐 안의 정취를 체험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인데요,

인기가 많아 입장권 예매가 아주 치열하다지요?

 

지난 주 금요일 우연히 예매사이트에서 2좌석이 남은 것을 보고 덥석 예약을 했습니다.

아마도 누군가가 취소한 표가 아니었을까 싶은데요,

다른 분들은 지난 3월 예매전쟁을 치르고 티켓을 손에 넣었다던데...

저는 운이 좋은 것이겠죠?

 

지난주 토요일(6월 14일)을 끝으로 상반기 일정은 지났고,

하반기 행사는 8월초에 예매가 시작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을인 10월에 관람을 하면 정말 운치있고 특별한 관람이 될 것 같네요.

물론, 티켓 예매가 문제겠지만요 ^^

 

초여름에 다녀온 창덕궁 달빛기행을 사진으로 만나볼까요?

 

창덕궁 달빛기행은 8시 부터 시작인데요,

7시 30분 부터 티켓 예매 확인과 함께 안내기 교부를 시작합니다.

온 순서대로 조가 배정됩니다 ^^

 

많은 분들이 오셨더라고요.

연인, 엄마와 딸, 노년의 부부 등 연령대가 다양했습니다 ^^

안내하시는 분들이 입은 한복이 예뻐서 자꾸 쳐다봤네요. :)

 

달빛기행 시작 전에 창덕궁 앞에 수문장 교대식이 진행되어 먼저 구경해 보았습니다.

 

교대식이 끝나고 계속 문 앞에 서 계셨네요.

많은 분들이 수문장과 사진도 찍으면서 입장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초여름인 관계로 해가 빨리 지지 않았습니다.

8시가 다 되어 가는데도 훤했던 하늘!

 

하늘이 점점 어두워지고~

 

집합 안내방송이 나오고~

질서있게 줄을 서서 기다립니다 ^^

저 입구가 마치 과거로 돌아가는 문 같지 않나요?

 

수문장 아저씨가 인사하고 있는 돈화문을 지나

창덕궁 안으로 들어갑니다.

 

청사초롱은 4~5인에 하나씩 배부됩니다 ^^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해설사 분이 창덕궁에 대한 흥미로운 설명을 이어가며 안내를 해줍니다.

달빛기행은 인위적인 조명으로 꾸며진 궁궐을 소개하는 것이 아닌,

최소한의 조명과 달빛에 의지해 그 옛날의 궁궐을 상상하며 걷는 '체험'에 초점이 맞춰진 프로그램이라고 합니다.

해가 진 창덕궁은 매우 어둡기 때문에 조심해서 다녀야 한다고 하네요.

 

금천교 입니다.

비단처럼 아름다운 물이 흐르는 다리라는 뜻입니다.

궁궐양식 중의 하나로 궁궐의 안과 밖을 경계짓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앞쪽으로 진선문이 보입니다.

 

진선문을 거쳐 인정전의 입구 인정문에 다다랐습니다.

어느덧 해도 뉘엿뉘엿 저물어 갑니다.

 

은은한 조명이 밝혀진 인정전의 모습입니다.

인정전은 창덕궁의 정전으로 중요한 국가 의식이 거행되었던 장소입니다.

경복궁 근정전에 비해 규모가 작고 소박해 보이는 모습이 인상적이네요.

 

날이 저물어가는 이 시각에 창덕궁 안에 들어와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화려하고 복잡한 도시인 서울의 한 가운데에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인정전앞에서 담아본 인정문쪽의 모습입니다.

과거와 현재의 공존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지 않나요?

궁궐 안은 조용하고 한산한데, 저 멀리 화려한 도시를 장식하는 빌딩들이 보입니다.

 

사방이 점점 어두워집니다.

 

인정전에서 희정당 앞마당으로 넘어왔습니다.

이 곳에는 거대한 빈 공간이 있는데요, 이 곳은 본래 건물터라고 합니다.

일제시대 때 궁궐의 땅은 일제에 의해 부분부분 팔려나갔고,

이 곳의 건물들을 헐렸다고 하네요.

헐린 자리는 지금 빈 터로 남아있습니다.

 

희정당의 모습입니다.

반원 형태의 입구가 인상적인데요,

조선말기 궁궐에서도 차량을 이용하면서 이런 형태로 입구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점점 더 어두워지고, 창덕궁의 안쪽 깊숙히 향합니다.

 

희정당에서 낙선재로 향합니다.

낙선재 전의 계단식 정원의 윗쪽은 동궁입니다.

그 앞쪽의 빈 터는 건물터인데, 동궁 일원에 속했던 건물이 있던 자리라고 하네요.

원래의 모습을 확인해 볼 수 없어 안타깝습니다.

 

낙선재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조선 24대 임금인 헌종이 지은 건물입니다.

낙선재를 지은 후 그 다음해에 경빈을 위한 처소인 석복헌을 지었습니다.

낙선재는 헌종의 서재 겸 사랑채였습니다.

또한 당시 대왕대비를 위한 수강재도 나란히 두었다고 하네요.

 

낙선재 안의 달이 보이시나요?

낙선재 안의 원형 문이 인상적입니다.

하늘에도 달이 떴는데 낙선재 안에도 달이 떴습니다.

 

낙선재 후원으로 향하는 계단입니다.

불빛에 의지하여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겨 낙선재의 후원으로 향합니다.

 

계단을 오르니 불이 켜진 정자 하나가 보입니다.

육각형으로 만들어진 상량정입니다. 원래 이름은 평원루라고 합니다.

 

상량정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창덕궁 일대는 어두운데, 저 멀리 도시가 내뿜는 빛은 화려하기만 합니다.

그 옛날에는 해가 지면 온 사방이 지금의 창덕궁 일대처럼 어두운 적막에 싸였겠죠?

 

이제는 해가 완전히 넘어가고...

청사초롱 불빛에 의지하여 조용한 궁궐을 걸어봅니다.

 

조용한 궁궐 흙길을 걸어 창덕궁 후원의 중심 정원, 부용지에 도착했습니다.

화려한 조명이 더해진 멋진 모습이었습니다.

아름다운 가야금 자락과 함께 자유롭게 둘러봅니다.

 

어수문 위로 주합루가 보입니다.

주합루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조선의 왕 정조가 즉위한 1776년에 창건한 2층 누각으로,

1층은 왕실 직속 도서관인 규장각을, 2층에는 열람실 겸 누마루로 만들었습니다.

주합루로 향하는 '어수문'은 '물고기가 물을 떠나 살 수 없다'라는 격언을 뜻하는 말로

통치자는 이와 같이 항상 백성을 생각해야 한다는 정조의 민본정치 철학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궁궐의 멋진 야경도 좋지만,

공간의 역사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부용지 관람을 마치고 전통공연이 준비된 공연장으로 향합니다.

 

달빛기행의 피날레!

30분 간의 전통공연이 펼쳐집니다.

차 한잔과 간식을 먹으며 아름다운 우리가락에 귀를 기울여 봅니다.

춘앵무, 거문고, 판소리, 전통악기 합주 공연이 차례대로 진행되었습니다.

창덕궁에서의 전통공연은 정말 감동적 :)

창덕궁 달빛기행은 마치 종합선물세트와도 같습니다.

 

공연을 관람한 뒤 창덕궁의 조용하고 어두운 길을 걸어 돈화문 쪽으로 향합니다.

걸어가는 도중 창덕궁 담장 위로 얼굴을 내민 달이 보이네요.

그 옛날에도 달은 저 자리에 변함없이 있었겠죠?

 

2시간여의 창덕궁 달빛기행이 끝났습니다.

창덕궁의 밤풍경과 전통공연의 감동이 채 가시지 않은 채 집에 돌아왔습니다.

2시간여 만에 과거와 현재를 드나든 느낌입니다.

 

달빛기행 관람 후 받아온 기념품도 소개를 해봐야겠죠?

 

창덕궁 지도가 그려진 캔버스 가방 안에

엽서와 노트, 연필, 잡지인 월간 문화재가 들어있습니다.

이런 기념품까지 증정하는 것은 이익을 남기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가능한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

 

1년에 관람할 수 있는 인원이 무척이나 제한되어 있다는 것이 단점이기도 하지만,

관람시에는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경복궁 야간개방 때와는 차원이 다르거든요. 1회 관람인원이 100명 남짓이라 상당히 차분한 분위기입니다.)

 

조용하고 친절한 설명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까지 준비되어 있던 창덕궁 달빛기행.

가족과 연인, 친구 또는 그 누구와 함께해도

후회하지 않을 멋진 체험이었습니다. ^^

 

BY 엘리스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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