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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행] 밤에 거닐면 더욱 고즈넉한 덕수궁

 

 

 서울에는 갈 곳이 수두룩 하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으뜸은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고궁방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은 야간 특별 개방 기간에만 밤에 관람을 할 수 습니다. 그런데 저녁에 상시 관람을 할 수 있는 고궁이 있습니다. 바로 덕수궁인데요, 덕수궁은 저녁 21시까지 관람이 가능(매표는 20시까지)하기 때문에 늦게 방문해도 부담이 없는 곳이랍니다. 물론 늦게 방문하면 일부 건물들은 내부 관람이 불가하답니다. 하지만 어두운 밤에 최소한의 조명으로만 밝혀둔 덕수궁 안뜰을 산책하고 있노라면, 과거로 돌아온 듯한 묘한 기분이 듭니다. 평일 저녁에 방문하면 사람도 붐비지 않아 여유로운 관람도 즐길 수 있고요. 덕수궁 안에는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이 있어 미술관람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겸사겸사 함께 둘러보시면 좋겠죠. 참고로 덕수궁은 월요일은 휴관이니 참고하세요. (입장료 성인 1,000원)

 

 덕수궁은 원래 조선 9대왕 성종의 형인 월산대군의 저택이었다고 합니다. 임진왜란 때 서울의 모든 궁궐이 불타 없어졌을 때 1593년 선조의 임시 거처로 사용되다가 광해군이 '경운궁'이라는 정식 궁호를 붙여주었다고 합니다. 광해군 때 창덕궁을 재건하여 거처를 옮긴 뒤 이 곳은 별궁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대한제국 당시에는 이 곳이 정궁으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전성기의 경운궁(덕수궁)은 현재 넓이의 3배에 달하는 대규모의 궁궐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고종이 승하한 뒤 1920년 부터 일제가 궁궐 일부를 매각하여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고, 심지어 1933년에는 많은 전각을 철거하고 공원으로 조성하여 공개해버렸다고 하네요. 덕수궁의 현재 모습은 원형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크게 훼손된 모습이라고 합니다.

 

안타까울 따름이나, 전체가 없어지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럼 사진으로 담아온 덕수궁의 밤을 소개해드릴게요 :-)

 

▲ 덕수궁 입구에 들어서서

 

해가 질 무렵. 덕수궁 입구에서 매표를 하고 안쪽으로 들어섰습니다.

서울도서관에서 캘리그라피 전시회를 보고 바로 집으로 갈까 하다가 무언가 아쉬워

건너편의 덕수궁을 보고 가기로 해서 즉흥적으로 들어선 길이었답니다.

 

▲ 덕수궁 중화전 설명

 

산책로를 따라 쭉 걸어들어오니 중화전 일대가 나옵니다.

중화전은 경운궁의 정전으로 국가의 여러 중요한 의식을 치르던 곳입니다.

다른 궁에도 비슷한 성격의 전각이 있지요. 대표적으로 경복궁의 근정전이 있습니다.

 

▲ 덕수궁 중화전

 

▲ 덕수궁 중화전

 

중화전으로 가기 전에 중화문을 거쳐야 합니다.

중화전은 1902년 당시 중층으로 지어졌다고 하는데

이 때 중화전 행각 128칸과 중화문, 조원문도 함께 건립되었다고 합니다.

 

▲ 덕수궁 중화전

 

하지만 중화전은 1904년 대화재로 소실되게 되는데 1906년 재건하면서

당시 사정으로 인하여 단층으로 축소되어 다시 세웠다고 합니다.

중층의 중화전은 어떤 모습이었을지 상상해 본다면...? 궁금합니다.

 

▲ 덕수궁 중화전

 

다른 궁궐과 마찬가지로 앞마당에는 박석이 깔려있고 양옆으로 품계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 덕수궁 중화전

 

제법 쌀쌀했던 저녁이었는데 사진을 찍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

혼자 걷던 중 반가웠네요!

 

▲ 덕수궁 중화전 품계석

 

▲ 덕수궁 중화전

 

중화전에는 대한제국의 역사가 얽혀 있습니다.

중화전을 둘러싸고 있던 행각들은 고종이 승하한 뒤 대부분 헐리고 말았다고 하네요.

 

▲ 덕수궁 중화전

 

중화전 내부의 모습. 다른 궁궐과 비슷한 모습이죠?

다만 건물규모가 작은만큼 내부도 축소된 모습이었습니다.

어디선가 설명을 듣길, 저 용상에 왕이 등장할 때 저 앞의 계단으로 올라간게 아니라,

뒤에있는 전용 계단으로 올랐다고 합니다.

왕의 위엄을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본 것 같네요.

 

▲ 덕수궁 중화전

 

중화전 내부를 관람하고 나니 어둠이 더욱 짙게 깔려있었습니다.

덕수궁 안뜰은 최소한의 조명만 있기 때문에 혼자 걷다보면 조금 무서울수도 있으나,

곳곳에 순찰하시는 지킴이님들이 계셔서 무섭지 않답니다 :)

 

▲ 덕수궁 미술관

 

더 안쪽으로 걸어오니 이국적 느낌의 건물이 보입니다.

바로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입니다.

제작년 겨울에 왔을 때 이 곳에서 고종황제 사진전을 본 기억이 있었는데,

지금은 모란디 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 덕수궁 석조전

 

그리고 그 옆으로 걸어오니 덕수궁 석조전이 보입니다.

석조전은 1900~1910년에 걸쳐 지은 서양식 석조건물입니다.

경운궁 안에 서양식 건축물을 건립한 것은 대한제국 근대화를 위한 정책의 일환이었다고 합니다.

고종은 이 곳을 침전 겸 편전으로 사용했다고 하네요.

고종 승하 후에는 일제가 일본 회화미술관으로 사용하기도 했었다고 합니다.

 

▲ 덕수궁 석조전 관람안내

 

제 기억으론 덕수궁 석조전은 예전에 개방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관람이 가능한 것 같았습니다.

지하층은 낮에 오면 자유롭게 관람이 가능하고, 1층과 2층은 인터넷에서 예약을 하고 와야 가능하다네요.

매회 15명 한정이라고 하니 좀 빡셀 듯 하네요 ^^;; 담에는 꼭 예약하고 보러와야겠습니닷!

 

▲ 덕수궁 밤 풍경

 

석조전을 둘러보고 다시 덕수궁 안뜰을 걸었습니다.

중화전과 정관헌을 제외하고는 화려한 야경이 되어 있지 않아 조금은 어둡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옛 풍경을 상상하기에는 더 없이 좋습니다.

 

▲ 덕수궁 밤 풍경

 

저 멀리 보이는 화려한 빌딩을 지워버린다면 영락없는 사극 속 한 장면인데 말이죠.

 

▲ 덕수궁 밤 풍경

 

▲ 덕수궁 정관헌

 

얼마간 걷자 화려한 조명으로 장식된 이국적 느낌의 한 건물이 나타납니다.

바로 '정관헌'이라는 곳입니다.

덕수궁 후원에 자리하고 있는 정관헌은 1900년 경 러시아 건축가 사바친이

한식과 양식을 절충해 설계한 건물이라고 합니다.

서양 느낌이 드는 동시에 동양적 아름다움도 느껴지는 독특한 건축물입니다.

고종황제는 정관헌에서 커피를 마시며 외교사절들과 연회를 즐겼다고 합니다.

 

▲ 덕수궁 정관헌

 

▲ 덕수궁 밤 풍경

 

정관헌은 야경이 참 멋지네요 ^^

 

▲ 덕수궁 밤 풍경

 

정관헌을 둘러보고 다시 입구 쪽으로 걸어나갑니다.

 

▲ 덕수궁 밤 풍경

 

겨울 밤의 덕수궁 안뜰 풍경은 쓸쓸하죠.

 

▲ 덕수궁 밤 풍경

 

요즘 봄소식이 조금씩 들리고 있던데, 따스한 봄 맑은 날에 덕수궁 안뜰을 거닐면

참 행복할 것 같습니다. ^^

 

▲ 덕수궁 밤 풍경

 

서울에서 저녁에 조용히 산책하기 좋은 곳! 덕수궁 ^^

연인들과 친구들과 또는 혼자 둘러보기 좋은 고즈넉한 곳입니다.

 

▲ 대한문

 

바쁘게 오가는 시청 거리 속에서 도시 속의 여유를 즐길 수 있었던 덕수궁.

도시의 화려함을 피해 고즈넉한 여유로움을 즐기기 좋은 장소입니다.

오늘 저녁에 방문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

 

BY 엘리스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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