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제주도여행] 일제강점기의 아픈 흔적, 알뜨르 비행장

 

 

 안녕하세요! 엘리스 블루입니다. 여름도 어느덧 한가운데에 와 있네요. 더위도 한창 절정이고요. 요즘은 한창 휴가철이라 휴가를 위해 전국방방곡곡을 찾으시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휴가지로 어디를 계획하고 계시나요? 여름 휴가지로 사랑받는 곳은 시원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바닷가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 중에서도 아름다운 해변을 많이 볼 수 있는 제주도는 여름철 국민관광지라 해도 손색이 없겠지요.

 

 제주도는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를 보여주는 장소도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을 준비하기 위해, 아름답던 제주도를 짓밟고 많은 제주민들을 동원해 조성한 시설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면 아름다운 풍광 속에 숨겨져 있는 아픈 역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제주도의 남서쪽에는 '송악산'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아마 제주도를 찾는 분들이라면 한번쯤은 다녀갔음직한 장소이지요. 송악산은 우리에게 드라마 '대장금'의 촬영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사실 송악산에는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가 더 많이 남겨져 있습니다. 송악산 일대에는 일제강점기 때의 흔적이 여럿 남겨져 있는데, 그 중에서도 송악산 아래 들판에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중국 대륙을 공격하기 위한 발진기지를 만들었던 흔적인 '알뜨르 비행장'의 모습이 참 인상적입니다. 이 일대는 제주에서 가장 넓은 평야지대로, '알뜨르'라는 지명은 송악산과 산방산 아래에 자리잡은 '아래쪽 뜰'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아직도 남아 있는 돔형의 콘크리트 격납고는 흉물스럽지만, 밭과 밭 사이에 그 모습 그대로 남아있어 당시의 역사를 생생하게 증언해주는 듯 합니다.

 

 8월은 우리나라가 일제로부터 해방된 역사적인 기념일 광복절이 있는 달입니다. 특히 올해는 광복 70주년이라고 하네요. 불과 100년도 채 되지 않은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를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광복절은 8월 휴가철에 가려 자칫 흘려버리기 십상입니다. 이번 여름 휴가에서는 한 번쯤 우리민족에게 아픈 기억을 남겼던 역사적인 장소를 찾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 제주 알뜨르 비행장

 

알뜨르 비행장을 찾은 날은 날씨가 유난히도 흐렸습니다.

 

▲ 제주 알뜨르 비행장

 

과거 일제강점기에 조성된 알뜨르비행장 일대.

수 많은 전투기가 오고갔을 그 장소는 이제 제주 사람들의 삶의 현장이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때 조성되었던 돔형의 격납고는 밭과 밭 사이에 그대로 남아 아픈 역사를 증언하고 있습니다.

 

▲ 제주 알뜨르 비행장, 전투기 격납고

 

밭 가운데로 보이는 격납고의 모습.

멀리서 볼 때에는 눈에 잘 띄지 않는데 가까이 갈 수록 그 모습이 선명합니다.

세월은 흘렀지만 모습은 그대로 남아, 당시의 모습을 생생히 증언해주고 있는 듯합니다.

 

▲ 제주 알뜨르 비행장, 전투기 격납고

 

돔형의 격납고 위로는 풀이 무성합니다.

알뜨르 비행장의 비행기 격납고는 콘크리트로 만든 구조물로,

미군의 공습을 피하기 위해 윗부분을 흙으로 덮어 위장했습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은 '아카톰보'라 불리던 일명 '빨간 잠자리 비행기'를 이 곳에 숨겨두었다고 합니다.

 

▲ 제주 알뜨르 비행장, 전투기 격납고

 

일본군이 전투기 격납고를 만들 당시 제주도민들을 강제로 동원하였다고 합니다.

당시 모두 38기를 조성했었고, 현재 19기가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이 유적은 제주도를 일본군 출격 기지로 건설하려 한

일제의 야욕을 보여주는 지상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제주도에는 일제가 진지 구축을 위해 만든 인공 동굴은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

이런 식의 지상 시설물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곳은 알뜨르 비행장의 비행기 격납고가 유일하다고 합니다.

 

▲ 제주 알뜨르 비행장, 전투기 격납고

 

전투기 격납고 안, 비행기 형상을 한 구조물이 있습니다.

 

▲ '알뜨르의 제로센'

 

이 구조물은 '알뜨르의 제로센'이라는 작품으로 일제의 태평양전쟁기간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전투기인

'제로센'을 실물크기로 형상화 한 것이라고 합니다.

2010년 <경술국치 100년 기획 박경훈 개인전 '알뜨르에서 아시아를 보다'>의

출품작 중 하나라는 설명이 적혀져 있었습니다.

전시 당시의 작품제목은 <애국기매국기>였다고 하네요.

 

▲ 제주 알뜨르 비행장, 전투기 격납고

 

격납고만 덩그러니 있었다면 자세한 모습을 상상하기 어려웠을 텐데,

실물크기로 재현한 작품이 배치되어 좀 더 생생한 답사가 되었습니다.

 

▲ 제주 알뜨르 비행장, 전투기 격납고

 

이 곳에 있던 전투기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삶을 파괴했었을까요?

지금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해서 아픈 역사를 잊어서는 안되겠지요.

 

▲ 제주 알뜨르 비행장, 전투기 격납고

 

입구쪽의 격납고 외에도 주변을 둘러보니 곳곳에 다른 격납고가 보입니다.

이제는 밭의 일부가 되어버린 비행기 격납고.

아픈 역사 현장에서도 제주 사람들의 삶은 굴러가고 있었습니다.

 

▲ 제주 알뜨르 비행장, 전투기 격납고

 

밭을 일구고 있는 주민의 모습 뒤로 무리지어 있는 전투기 격납고가 보입니다.

일제강점기는 우리 민족에게 많은 상처를 남겼지만,

제주도민들에게는 더 가혹한 상처를 남겼으리라... 짐작해봅니다.

 

▲ 제주 알뜨르 비행장, 전투기 격납고

 

이제는 무심히 벌판에 남겨 간간히 찾아오는 여행객들에게 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제주 알뜨르 비행장.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 이면에 남겨진 뼈아픈 역사의 현장입니다.

 

▲ 제주 알뜨르 비행장

 

이제는 밭을 일구는 주민들만 자주 다니는 알뜨르 비행장.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이 곳을 찾아 역사를 더듬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 제주 알뜨르 비행장

 

[여행 TIP]

 

# 함께 둘러보면 좋은 곳: 제주 4.3 유적지 섯알오름

 

 알뜨르 비행장과 지척에 거리를 두고 있는 '섯알오름'은 '제주 4.3 사건'의 아픔을 간직한 장소이다. 섯알오름에는 제주 4.3사건의 진정무렵 발발한 한국전쟁 당시 불순분자 처리하라는 명목하에 무고한 사람들이 집단학살 당한 장소가 남아있다. 섯알오름 꼭대기에는 일제 당시 건설한 고사포 진지도 남아있다.

 

 제주 4.3사건은 1948년 4월 3일 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5.10 총선거를 반대하는 제주 민중들의 항쟁과 그에 대한 미군정기때의 군인과 경찰, 극우반공단체들의 유혈진압을 가리킨다. 제주 4.3사건은 한국전쟁이 끝날 때까지 계속되었고, 이 과정에서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되었다.

 

▲ 제주 섯알오름 4.3유적지

 

# 함께 하면 좋은 추천 여행코스: 제주올레 10코스(화순모슬포 올레)

 화순금모래해면(출발지) → 산방연대 → 사계포구 → 패총 → 송악산 → 송악산 전망대 → 섯알오름 → 섯알오름 4.3 희생자 추모비 → 하모해수욕장 → 모슬포항

 

 알뜨르 비행장과 섯알오름이 자리한 곳은 제주 남서쪽의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며 동시에 역사적인 장소를 함께 방문할 수 있는 제주올레 10코스인 화순모슬포 올레를 추천한다.

 

# 차량 방문 시

 섯알오름 앞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네비게이션에 '4.3유적지 섯알오름 학살터 주차장'으로 검색하면 된다.

 

BY 엘리스 블루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