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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 여행] 세계평화를 향한 염원을 담은 평화공원

 

 

 

 욧소 혼텐에서 차왕무시(계란찜)를 먹고 첫번째로 향한 곳은 나가사키 평화공원입니다. 도착한 첫날 날씨가 굉장히 맑아서 어디든 발길닿는대로 산책을 하고 싶었죠. 그래서 목적지로 선택한 곳은 나가사키 평화공원! 나가사키 평화공원과 인근의 우라카미 천주당까지 둘러보고 나가사키 평화공원 맞은편에 있는 원폭공원까지 도보로 쭉 걸어왔는데요, 참 아기자기하고 산책하기 좋더라구요. 날씨도 따뜻해서 꽃도 활짝 펴서 진짜 봄이구나 싶었습니다.

 

 나가사키 평화공원까지는 간코도리 입구역(전차역)에서 전차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숙소 인근인 간코도리에서 평화공원이 자리한 마쓰야마마치 역까지는 꽤나 거리가 있었습니다.(전차로 14정거장) 전차를 타며 창밖 풍경을 감상하며 가니 지루한 줄 몰랐네요.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든 전차라는 이동수단도 꽤나 신기했구요.

 

 참고로 벚꽃은 나가사키 평화공원 안에는 별로 없고, 평화공원 남쪽에 위치한 원폭공원에 많이 보이더군요. 마침 주말을 맞아 동네 주민들이 많이 나와서 꽃놀이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사실 원폭공원 보다도 나가사키에는 은근 숨겨진 벚꽃 명소가 많았습니다. (차근차근 포스팅 예정!)

 

▲ 나가사키 평화공원

 

전차를 타고 마쓰야마마치(松山町)에서 하차 후 약 5분 정도 걸어가니 평화공원이 나타납니다.

언덕에 자리하고 있는데요, 에스컬레이터도 있어서 편리하게 위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구라바엔 에스컬레이터가 생각나는 건 왜 일까요 ^^

 

▲ 나가사키 평화공원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가다 중간에 예쁜 꽃이 잔뜩 보여, 계단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 나가사키 평화공원

 

3월 말 우리나라는 아직 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는데,

나가사키는 벌써 5월 날씨가 성큼 다가와 있었죠.

비가 내리면 조금 쌀쌀하긴 했었지만, 해가 나면 심지어 덥기까지 했었답니다.

따스한 햇살을 받아 갖가지 꽃이 활짝 펴 있었습니다.

 

▲ 나가사키 평화공원

 

벚꽃도 좋지만 색색의 예쁜 꽃들이 마음을 설레게 했네요.

바람타고 살랑거리며 풍겨오는 꽃향기까지~

 

▲ 나가사키 평화공원

 

잠시 꽃에 홀려서 사진을 찍다가~ 계단을 올라 평화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 나가사키 평화공원 '평화의 샘'

 

계단을 다 오르자마자 먼저 나타난 것은 시원한 물줄기가 나오는 분수대였습니다.

 

▲ 나가사키 평화공원 '평화의 샘' 설명

 

세계 2차 대전을 중지시키기 위해 일본에 몇 차례 투하되었던 원자폭탄.

이 곳 나가사키에도 원자폭탄의 비극이 있었습니다.

원폭으로 희생된 사람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평화의 샘이 조성되었습니다.

그런데... 과거의 비극과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망발을 일삼는

일본 극우파 정치인들을 보면 참 답답하기 그지 없네요.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일본에도 양심적인 지식인들이 있다는 사실이죠.

 

▲ 나가사키 평화공원

 

나가사키 평화 공원 안에는 희생자들의 명복과 평화를 바라며 조성된 여러 동상들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특히 어린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나가사키 평화공원 내에 남아있는 우라카미 형무지소 터

 

분수대를 지나 평화기념상으로 향하는 길에 우라카미 형무지소 터가 남아있었습니다.

원폭 공격으로 폐허가 된 뒤, 아직도 터를 그대로 남겨 아픈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 나가사키 평화공원 우라카미 형무지소 터

 

원자폭탄이 투하된 중심지에서 약 100~350m 거리에 우라카미 형무지소가 자리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거리가 가까웠던 만큼 그 피해도 막심했다고 하는데요,

이 건물에 있었던 134명이 원자폭탄 투하와 동시에 전원이 즉사했다고 합니다.

이 곳에는 중국인 32명과 조선인 최소 13명이 수용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 곳도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와 관련이 있는 장소라고 할 수 있겠네요.

 

▲ 나가사키 평화공원 평화기념상

 

우라카미 형무지소 터를 지나 정면을 바라보니 거대한 하늘빛 동상이 우뚝 서 있습니다.

 

▲ 나가사키 평화공원 평화기념상

 

거대한 평화기념상 아래로는 잔잔히 솟아나는 분수에서 물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그 앞에는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누군가가 놓고 간 꽃다발이 보였습니다.

평화기념상의 하늘을 가리키는 오른팔은 원폭의 위협을,

수평으로 쭉 뻗은 왼팔은 영원한 평화를,

가볍게 감은 두 눈은 원폭 희생자의 명복을 비는 마음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평화기념상 가까이 다가가니 어쩐지 마음이 숙연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 나가사키 평화공원 평화기념상

 

지금은 평화로운 공원이 되었지만, 불과 75년 전 이 곳에는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울부짖는 사람들이 아비규환의 상황에 처했던 비극의 장이었을 겁니다.

평화로운 시대에 태어나 평범하게 사는 것이 복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욕심이 끝이 없어 괜찮은 상황에서도 욕심을 가지게 되죠.

특별하지 않지만 평범한 삶이 오히려 복 받은 삶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평화기념상 옆에는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종이학을 걸어놓은 추모탑이 있었습니다.

 

▲ 나가사키 평화공원에서 만난 동백꽃

 

평화기념상까지 둘러보고 잠시 동백나무 그늘 아래에서 다리를 쉬어갔습니다.

나가사키에는 벚꽃도 많았지만, 골목 골목에서 자주 만날 수 있었던 식물 중 하나가 바로 동백나무였는데요.

마침 곱게 피어난 꽃들을 자주 마주칠 수 있었답니다.

분홍색의 카네이션 처럼 보이는 아름다운 동백꽃 ^^

예전 제주도 카멜리아 힐에서 봤던 동백꽃이 생각이 났네요.

 

▲ 나가사키 평화공원에서 만난 동백꽃

 

평화공원 한 켠에서 한 숨 쉬었다가, 다음은 골목길로 산책을 하며

가까이 자리하고 있는 우라카미 천주당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BY 엘리스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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