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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가방


제목을 보자마자 어떤 내용을 다루는 책일지 문득 궁금해졌다.

그리고 망설임없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와 순식간에 읽어 내려갔다.


책의 저자는 프랑스의 사회학자로,

일상생활의 여러 단면들에 대해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그를 바탕으로 사회 매커니즘을 분석하는 사람이다.


그 일상생활의 여러 단면 중

그는 여자의 '가방'에 관심을 가진다.

사회학자로서, 남자로서 여자의 가방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며

이 책을 위해 수십명의 여자들을 인터뷰했으며, 그들의 가방 속을 들여다 보았다.


물론, 그는 프랑스인이기 때문에 프랑스인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해서

약간 내가 느끼는 시선과 다른 점이 있기도 하였지만,

또한 여자란 존재는 국적에 따른 문화차이를 불문 상당한 공통점을 가진다는 것을 문득 깨닫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여자에게 있어서 가방이란 무엇인가를 다각도에서 분석한다.

또한 남자의 가방도 소개하며 여자의 가방과 다른 의미(?)를 분석하기도 하고..

아무튼 여자의 가방을 소재로 한 권의 책을 쓸 수 있을 정도로 분석을 한 그가 정말로 존경스럽다!


다음은 책에서 인상 깊은 부분만을 발췌한 것이다.


"가방은 자아를 형성하는 데에 적극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

-> 어느정도 공감하는 부분이라 적어두었다.


"짜증스러움은 이상적인 모델과 불분명하고 유동적인 현실 사이의 간극에서 발생한다.

 마침내 궁극적인 최후의 수단, 이상적 모델과의 간극이 너무나 엄청나고 견딜 수 없을 때,

 전면적인 분노가 갑작스레 폭발할 수 있다.

 우리가 집에서 한바탕 대청소를 벌이겠다고 마음먹는 것은 이런 부정적인 감정의 발산이

  계기인 때가 많다."

-> 어느 부분이었던가.

   짜증이 나는 원인을 너무도 명확히 적어 놓아 발췌했다.


"가방의 진정한 영혼은 가방의 가장 깊은 곳에 있다.

  내밀하고 일상적인 정체성의 기준이 형성되는 곳은 바로 거기다."


"가방은 확장된 자아. 삶의 사건들과 맞서게 해주는 물건들의 수호자이고, 애정과 내밀한

  기억들로 이루어진 작은 박물관. 가방은 여러가지 비밀로 이루어진 자아의 일부다.

  또한 정반대로 내밀함과 비밀이 아닌, 겉으로 보이는 자기 이미지의 외면성을 추구한다."

-> 가방의 모순된 두 가지 속성


"슬프게도 사랑에 빠졌던 시간들이 끝나는 날이 오고야 만다.

 흔히 이런 일은 타인의 시선 때문에 일어난다.

 냉혹하게 비판적이며 심술궂은 시선"

-> 어떤 여자가 애용하던 가방이 다른사람의 비판을 받고 그 여자와 이별하게 되는 장면에서..


"스타일은 스타일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정체성이다.

 가방을 뒤흔드는 모순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분명 가방의 소박한 실용적 기능과

 자기 이미지의 가치를 드높이는 화려한 과시품 역할 사이의 모순일 것이다.

 그런데 역사적인 면에서 부인들의 가방은 남들과 구별되려는 의지에서 탄생했다고 할 수 있다.

 귀족들의 사치품과 귀중품 영역에서 말이다.

 그리고 가방에는 오늘날도 여전히 이런 기원이 깊이 새겨져 있다."


"경쟁의 보편화, 그리고 특히 타인들에 의한 판단과 분류라는 새로운 과정이 부상한다.

 분류라는 새로운 과정이 부상한다.

 모든 분야에서 각자가 각자에게 점수를 매긴다.

 아이를 양육하거나 휴가를 보내는 방식, 도덕적 가치, 옷 입는 스타일 등을.

 특히 친구, 가족, 가까운 이들 등 비교하기 가장 좋은 이들이 평가의 대상이 된다.

 그런데 이런 새로운 사회 작용의 정황에서 매우 고통스러운 것은,

 스스로에게 좋은 점수를 주고 자심감을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남들의 점수를 깎아내리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점이다."

-> 사회학자로서 저자의 날카로운 시선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일상적인 용도로 쓰인다는 면에서 가방에게 매우 잘 어울리는 거리낌 없는 친밀성의 외관 뒤에서,

 브랜드 별칭은 욕망을 창조하고 예외성이라는 특징을 강조한다."


"그러나 유명 브랜드를 위협하는 것이 있다. 

 구별 기준이 브랜드 그 자체보다는 미적인 면이나 독창성 쪽으로 옮겨 가는 것이다.

 가방이 아름답다고 일컬어지는 것은 정말로 그렇게 느껴지기 때문이어야지,

 유행에 의해 찬양받는 애칭을 달고 있어서이기 때문은 아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 프랑스에서는 이미 이런 생각이 커지고 있는 모양이다.


아래는 어느 파리지엔느의 의견,

"...그건 남들과 구별되기 위한 나만의 방식이었어요. 가방도 마찬가지예요.

 제 가방은 유행에 대한 반대와 브랜드에 대한 반대를 소리 높여 노래하지요.

 제 정체성 역시 그런 방식을 거쳐요.

 그리고 어쩌면 그건 너무 티 내지 않으면서, 아주 조심스럽게 날 돋보이게 하려는

 욕망일지도 몰라요. 명품에 대한 제 생각은, 명품을 갖고 다닌다는 걸 의식하되

 남들이 알지 못하게 하는 거에요.

 전 브랜드를 내보이고 과시하는 사람들에게 애정을 느껴요.

 그건 어떤 상처와도 비슷해요. 브랜드 제품이 성공과 소속과 구별을 말해주는 메시지인지,

 저는 몰라요. 제가 보기에 그건 연약함이고, 인정해달라는 요구에요.

 제 가방은 말하죠. 나 자체로 인정해줘,라고요."

-> 나도 그녀의 의견에 동의한다.


"삶의 궤적에 따라 가방도 변한다.

 젊은 시절에는 가벼운 가방을 가끔씩만 사용하다가, 직장과 가정이 생기면 여자에게

 가방은 지속적으로 자리잡는다. 삶이 가장 강렬해지는 중년기가 오면 가방은 무거워진다."

-> 정말 그런것 같다.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던 부분.


"가방과 결부된 모든 고정관념들에 의해 무엇보다도 여성성을 나타내는 표지이기도 하다. 

 가방이 여자를 만든다."

-> 이 책의 함축적인 메시지라고 생각하는 한 마디.



여자의 가방

저자
장 클로드 카프만 지음
출판사
시공사 | 2012-04-09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여자의 가방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특별한 이야기!여자와 가방,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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