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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일주일 동안 지인의 강아지를 잠시 맡아주었습니다. 사실 저는 평생 동안 강아지를 키워본 적이 없습니다. 어렸을 때에도 가까운 친구나 친척 집에 강아지를 키우는 곳이 없어 접할 기회가 없었죠. 그래서 처음엔 내가 맡아줘도 되는 건가 싶었는데, 용기를 내서 도전해 보게 되었습니다.

 

지인의 강아지는 말티푸, 말티즈와 푸들을 교배하여 탄생된 하이브리드 견종이라고 합니다. 요즘 아주 인기 있는 견종 중에 하나라고 하는데요. 제가 사는 아파트 단지 내에도 말티푸를 키우시는 분들이 많이 보입니다. 지인의 강아지는 7개월 정도 된 아직 성견이 되지 않은 어린 강아지였습니다. 지난 12월에 막 데려왔을 때 한 번 본 적은 있었는데, 몇 달이 지난 후 이번에 처음 보는 것이었네요.

 

사실 지인의 강아지가 제가 맡기 전 일주일 전에 중성화 수술을 마친 상태로, 저희 집에 오기 바로 전날 실밥을 풀었습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상처부위가 덧나지 않게 신경 쓰느라 고생 좀 했네요. 그 외에는 주인들이 교육을 잘 시켜놔서 비교적 수월하게 돌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배변 교육이 잘 되어 있었는데, 깔끔 떠는 성격이라 배변 패드가 오염되면 잘 갈아주어야 바닥에 배변을 하지 않더라고요.(늦게 갈아주었다가 한번 오줌을;;)

 

# 말티푸 2~3개월 사이 모습

처음 데려왔을 때 구경갔었는데~ 엄청 조그맣고 귀여웠죠^^

# 말티푸 7개월 차

저희 집에 온 녀석의 모습입니다. 아직 배냇 털을 한 번도 미용하지 않아서 털이 덥수룩하네요. 미용하면 아주 예쁠 것 같은데 말이죠. 케이지를 하우스라고 부르는데, 말을 안 들을 때 '하우스!'라고 명령하면 알아서 케이지 속에 들어가더라고요. 신기신기~

케이지 안에 들어간 말티푸 ㅋㅋ 혼난 직후임

첫날을 어찌 보내고 그다음 날부터~ 아침마다 방문을 긁으며 낑낑하는 소리가 들려서 강제 기상. 사실 밥 주는 시간을 잘 지켜줘야 해서 평소와는 달리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되었어요.

귀여운 뒷모습

 

# 사람을 너무 좋아하는 아이

제가 주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집안에 둘이 남게 되었을 때 제 뒤를 그렇게 졸졸졸 쫓아다니더라고요. 눈에 안 보이면 안심이 되지 않는지~ 반복적인 행동을 할 때는 지켜보다가 자기 할 일을 하기도 하고요. 제가 소파에 앉아 있으면 꼭 제 발과 발 사이에 자리를 잡거나, 제 발 하나에 자기 발을 하나 걸치고 놀거나 그러더라고요.

최애 장난감 신발 모양 뽁뽁이를 가지고 자리를 잡은 녀석 ㅋㅋ
잘 때도 이렇게 제 발에 걸쳐서 눕더라구요.
개껌도 제 발 위에서 ㅋㅋ

 

# 소소한 말썽

하루는 아침에 자고 일어났더니 케이지 안에서 슬리퍼 한 짝 발견! 일어나서 한참 뒤에 발견했지 뭐예요. 신발을 좋아한다더니.. 진짜였음.

그리고 또 하루는 거실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나뭇가지 발견! 제가 거실에서 키우는 남천이라는 나무인데요. 꽤 큰 화분인데 어떻게 뜯어놨는지 모르겠네요. 낮은 화분은 다 치워놨는데 안 치워놨으면 대참사각..

처참한 나뭇가지.. 그리고 그 뒤로 보이는 녀석

 

# 뭐 먹을 때마다 애절한 눈빛

제가 소파에 앉아서 뭘 먹을 때마다 아래와 같이 쳐다보면서 애절한 표정을 짓더라고요. 과자 하나 뜯으면 코를 움직이면서 냄새를 맡고 달려옴 ㅋㅋ 그리고 불쌍한 표정 짓기~ 너무 귀여워서 몇 번 약 올렸어요. 그 뒤에는 강아지용 간식(간식용 사료)을 좀 주기도 하고요. 표정 봐요~ 너무 귀엽죠?

나도 한입만..
내꺼는 없어?

밥 먹을 때면 허겁지겁 맛있게 먹는 녀석~ 사실 간식을 좀 더 주고 싶었는데, 주인들이 사료 외에 간식(간식도 종류가 다른 사료로만 먹임)은 먹이지 않는다네요..

맛있게 밥을 먹는 말티푸

# 난생처음 혼자 강아지와 산책하기

말티푸가 오고 2일 차 까지는 주말이라서, 강아지 산책 경험이 있는 짝꿍과 함께 산책을 시켰는데요. 주중에는 제가 얘를 전담하고 있으니 어찌 됐던 저 혼자 산책을 시켜야 했던 상황이었어요. 처음엔 할 수 있을까 싶었는 데 성공했어요. 처음 성공 후에는 연속으로 4일 산책을 시켰네요. 산책이라는 말만 하면 좋아서 방방방 뛰던 ㅋㅋ 하네스를 착용할 때 버둥대서 좀 힘들긴 했는데 그래도 저 같은 초보가 할 수 있다면 강아지가 얼마나 순한지 알겠죠? 모든 말티푸가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경험한 말티푸는 성격이 아주 명랑하고 낯가림도 없는 귀여운 녀석이었네요.

날씨가 좋아 꽃을 배경으로 기념사진도 찍었어요.

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줬는데, 사실 찍기가 엄청 힘들었어요. 가만히 있질 않으니~~ 그래도 자기 이름 부르면 쳐다봐서 그 순간 사진을 찍어서 몇 장 건졌네요.

산책하니까 좋아서 방긋~웃는 말티푸

확실히 산책을 시켜주니 행복해하는 것 같더라고요. 표정부터 달라짐~ 첫날 짝꿍에게 들었던 주의사항대로 산책 교육도 시키면서 열심히 걸었어요.

풀냄새를 좋아하는 말티푸

대략 7일간의 강아지 보모 생활을 마치고 후기를 적어보았습니다. 저도 만약에 강아지를 키운다면 말티푸를 키워보고 싶네요. 성격이 무난하고 명랑해서 키우기 까다롭지 않은 견종인 듯싶습니다. 저 같은 초보도 일주일 동안 무탈하게 본 정도니까요. 물론 그전에 주인들이 교육을 잘 시켜놔서 수월했던 부분도 있긴 하겠지만요.

 

이 녀석 덕분에 강아지에 대한 두려움을 살짝? 덜을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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