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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뚜벅이 혼자여행 3일 차 ① 이중섭 미술관, 어멍밥상

 

2023년(작년) 4월에 뚜벅이로 다녀온 제주도 여행 3일 차 포스팅 시작합니다.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에 얼른 정리해 두어야겠어요.)

 

2일 차에 많이 걸어서 그런지 일찍은 못 일어났습니다. 일어나서 씻고 아침으로 어제 사놓았던 오메기 떡을 커피와 함께 먹었습니다. 혹시 몰라 냉장고 안에 넣어뒀다 꺼냈는데 말랑말랑하더라고요. 커피 한잔과 함께 오메기 떡을 종류별로 하나씩 맛본 뒤 남은 떡들은 챙겨간 밀폐용기에 넣고 냉장고에 다시 넣어두었습니다.

 

서귀포 올레시장 할머니떡집에서 산 오메기 떡

 

오메기떡은 다 맛있었습니다. 흑임자가 들어간 건 좀 더 가격이 비쌌는데 고소하니 맛납니다. 물론 오리지널도 맛있었고요! 오메기떡이 너무 맛있어서 가는 날에 몇 팩 더 사갔어요.

 

서귀포매일올레시장

 

숙소였던 호텔 케니의 장점은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이 정말 가깝다는 거였어요. 3일째에는 날씨가 흐렸는데 비가 오다 말다 그러더군요. 올레시장을 지나서 이중섭거리로 갔습니다. 이날은 이중섭 미술관을 제일 먼저 둘러볼 예정이었거든요.

 

이중섭 거리

 

올레시장을 지나서 이중섭 거리로 향하는 길거리는 서귀포 구도심의 번화가(?)입니다. 저녁때에는 술집들이 문을 여는 곳이라 범에 지나갈 때는 좀 무섭더라고요. 낮에는 한산합니다.

 

이중섭거리

 

이중섭거리 초입에서 바다가 보이는 길로 걸어내려가면 이중섭 미술관에 갈 수 있습니다. 길은 내리막인데 초입만 지나면 아기자기한 가게도 있고 분위기가 싹 바뀌어요. 

 

이중섭거리의 벽화

 

이곳이 이중섭거리임을 알리듯 벽화도 보입니다.

 

이중섭 미술관 가는길

 

길을 걷다가 위 이정표를 보고 옆으로 빠져보았습니다. 이중섭 미술관 이정표 아래에 "서귀 본향당"이라는 표지가 눈에 띄어서 들어가 보게 되었죠.

 

서귀 본향당

서귀표 본향당

 

작은 민가 사이로 난 길을 조용히 들어가 보니 큼직한 나무 아래 현무암 바위로 지은 초가지붕의 건물이 하나 보였고요. 그 옆으로 "서귀 본향당"이라는 표지석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서귀포 본향당 설명

 

이곳은 마을의 신을 모신 신당이라고 합니다. 육지로 따지면 서낭당과 같은 곳인 것이겠죠? 제주도의 설화는 독특한 세계관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설명을 읽어보니 그것이 민간신앙에도 녹아들어 있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서귀 본향당

 

저는 종교는 없지만 이런 장소에 오면 엄숙한 마음으로 조용히 둘러보고 갑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조용히 보고 가겠노라고 얘기를 하고요. 사람들의 염원이 담긴 장소는 어떠한 힘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곳은 향토문화유산으로 출입을 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적혀있었습니다. 물론 저는 앞마당에서 보고만 돌아왔습니다!

 

때늦은 동백

 

잠시 둘러본 뒤 바로 옆에 있는 이중섭 미술관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걸어가는데 초봄에도 피어있는 동백꽃이 반가워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동백꽃이 왜 이리 이쁜지요.

 

이중섭 미술관

 

이중섭 미술관

 

한국인이라면 그의 그림을 한 번쯤은 꼭 한 번 봤을 화가 이중섭 선생님을 기리는 미술관입니다. 6.25 당시 서귀포로 가족과 함께 피난을 와서 이곳에서 거주를 하였는데 이 일대를 기념장소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중섭 미술관 가는길

 

4월 중순에서 말쯤으로 향하던 때라 풀이 연두색에서 초록색으로 변해갈 때쯤이라 사진이 제법 싱그럽게 담겼네요. 이중섭 미술관 주변으로 복원된 건물과 함께 공원처럼 되어 있어 걷기에도 좋았습니다.

 

이중섭 미술관 앞

 

유명한 그림만 눈에 익어 알았지, 이중섭 화가의 생애에 대해서 미술관을 방문하고서 알 수 있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천재화가들은 생전보다는 사후에 그 평가가 높더라고요. 정작 본인이 살던 시대는 힘겹게 살았지만, 사후에 그 작품이 높게 평가받는 아이러니라니. 시대를 잘못 만난 그의 운명이 슬펐습니다. 

 

엽서작품

 

이중섭미술관에는 이미 유명한 고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가 생전에 가족, 지인들과 주고받은 엽서에 그렸던 소박한 그림이나 작은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그가 살던 시대상과 그 감정을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옛 서귀포 섶섬이 바라보이는 풍경

 

아들에게 보낸 그림엽서1

 

일본인과 결혼했던 그는 슬하에 아들 둘을 두었는데 이렇게 그림을 그려 엽서를 보내곤 했다고 합니다. 내용이 번역되어 적혀있었는데 읽어보는데 아들을 향한 마음이 느껴져서 코끝이 찡했습니다.

 

아들에게 보낸 그림엽서 2

 

혼자 제주에 남고 아들과 부인이 일본에 갔을 때 보낸 편지. 가족을 그리워하는 그의 마음이 느껴져 문득 슬퍼졌습니다. 아들은 아빠의 편지를 받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이중섭 미술관 옥상에 올라오면 아래와 같은 풍경이 펼쳐집니다.

풍경

 

미술관을 둘러본 뒤, 미술관 앞쪽에 조성된 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걷다 보니 "작가의 산책길"이라는 표지판이 보였습니다. 어제 갔었던 장소가 제법 겹치는군요. 하루 반나절을 여유롭게 잡고 작가의 산책길을 걸어보아도 훌륭한 산책코스가 될 것 같습니다.

작가의 산책길

 

날씨가 아주 맑지는 않았지만 비가 살짝 내려서 공기가 상쾌한 날이었습니다. 비를 머금은 나무와 풀에서 촉촉한 내음이 올라왔었고요. 산책하기 더없이 좋은 날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걷다가1

 

걷다가2

 

미술관 앞쪽에 이중섭 화가가 살던 집을 복원해 놓은 공간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을 가볍게 둘러본 뒤 점심식사를 위해 올레 여행자 센터로 향했습니다.

복원된 건물

 

올레길을 걸을 때 꼭 찾게 된다는 제주올레 여행자센터. 제가 이곳에 온 이유는 점심때 먹을 수 있는 "어멍밥상"으로 식사를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 센터가 궁금하기도 해서 겸사겸사 방문했습니다.

 

어멍밥상

제주올레 여행자센터

 

방문하니 올레길을 걷는 많은 분들이 식사를 하고 계셨고요. 저처럼 혼자 식사를 하러 오신 분들도 꽤 되어 보였습니다. 이 건물의 1층이 어멍밥상입니다. 여기서 탐나는전 사용도 되었어요. 집밥 스타일이라 그런지 반찬이 떨어지면 더 이상 주문을 받지 않는 모양이던데 전 다행히 품절 전에 먹을 수 있었답니다.

 

어멍밥상

 

창가에 혼밥 하기 좋은 자리에 자리를 잡고 음식이 나오는 걸 기다렸어요. 여기 들어오고 나니 비가 갑자기 많이 쏟아짐;;

 

어멍밥상 11:30~14:00

 

밥, 국, 반찬 5가지가 나오는 어멍밥상입니다. 제가 간 날은 고등어조림이 메인반찬이었는데 엄청 맛있게 잘 먹었답니다. 집에서 진짜 엄마가 차려주는 맛이었어요. 서귀포 걷기 여행 중에 시간이 맞으시다면 어멍밥상에 방문하셔서 점심을 드셔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이렇게 서귀포 걷기 여행 3일 차 첫 번째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다음 포스팅도 시간 될 때 정리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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