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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에 대한 이중적 심리


작년 유럽여행 중 방문했던 피렌체의 '더 몰'이란 명품 아울렛.

전용 버스로 이동해야 될 만큼 인기가 대단한 곳이다.

나도 여기서 결국 소위 '명품'이라 불리는 G모사의 가방을 하나 구매했다.




얼마 전 인터넷 뉴스로 한 기사를 읽었다.

오마이뉴스라는 곳의 한 여기자가 쓴 글이었는데, 내용이 참 와닿았다.

명품을 대하는 (일반)여자들의 일반적인 심리를 함축하고 있는 듯해서 댓글도 참 많이 달렸다.


명품을 소비하는 자들을 욕하거나 비웃지만 정작 자기 자신도 그 물건을 대하게 되면 '갖고 싶다'라는 욕망이

어느 새 마음속에서 우러난다는 것이다.


특히 명품이라는 것이 타인과 나를 비교하는 수단이 되고, 나의 생활수준을 과시할 수 있는 수단이 되며,

심지어 그 사람을 평가하는 수단으로도 전락할 수 있다는 이상한 논리가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명품을 부모님께 건네드려야만 '효도' 비슷한 것을 했다고 만족하는 심리도..

적나라하게 글 한편으로 표현되어 있었다.


"누군가는 욕망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그 욕망을 실현하면서 살라고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욕망에 굴복하지 말고 인생의 정신적 가치와 윤리적 소비를 실천하며 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욕망에 굴복하지 말고 인생의 정신적 가치와 윤리적 소비를 실천" 하고 싶은 사람이지만,

가끔 주변의 지인들이 새로 산 백을 들고 나와 자랑을 하면 부러운 마음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일시적인 부러움일 뿐이라는 것을 안다.

왜냐하면 명품이 나 자신을 드러내 줄 수 있는 수단이 못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소비생활을 내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배척할 생각은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본인이 가지고 있는 돈을 어디에 소비하든, 그것은 본인의 자유이기 때문이다.

단, 그것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만 주지 않으면 된다. 

(돈을 빌려달라든가, 선물로 무리한 액수의 명품을 요구한다든가.)


하지만 이것만은 말하고 싶다.

과연 그 물건이 오래 쓸 수 있는 '명품'인가?

명품이란 희소성이 있는 물건으로 오랜기간 들어도 멋이 사라지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요즘 말하는 명품들은 유행도 짧고 그 값에 비해 적당한 품질도 가지고 있는 것 같지 않다.

과연 그것들을 명품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리는 그 '명품'을 만들어 내는 업체들의 상술에 노출되어 잠재의식 속에 그것을 가지고 싶어하는

강렬한 욕구를 키우고 있는 것이라고.

현명한 소비자는 그런 교묘한 마케팅 정책을 피해나가 합리적인 소비를 할 것이다.

물론 경제적으로 매우 여유로운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소리는 아니다. 

그들 입장에서는 이런 명품 몇백개 사는 것은 껌도 아닐테니.


이 기사의 댓글을 읽던 중 정말 인상적인 것들이 있어 몇 가지 옮겨적어 본다.

-. 자신의 정체성을 물건으로 대변하려고 하면 그건 이미 자신을 상실한 거다.

-. 사든말든 상관없다. 하지만 명품을 가져야만 귀한사람이라는 착각을 잊어버렸으면 좋겠다.

   내가 명품을 산다고 해서 없는 사람에 대한 안쓰러운 눈빛 그것이 정말 잘못된거다.

   명품이 사람을 고귀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 명품을 여유롭게 살수있는 정도의 부자가 사는건 괜찮은데 그것을 부러워 하는 마음으로 무리하게 구입하는 것이

   문제다. 

-. 유럽사람들은 청바지 입고 돈 많이 받으면서 명품 만들고 일찍 일 끝내고 놀러다니고.

   아시아 사람들은 하루종일 일하고 야근해서 명품사고 뽐내고 출근하고 싶어하죠.

  

요약하면 이렇다.

명품은 본인을 과시하는 수단이 될 수는 있어도 자신을 대변해 주는 수단은 아니다.

소비하는 것은 자유이니 상관없으나, 남들이 그것이 없다는 이유로 무시하거나 비교하지 마라.


당신의 명품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겉으로는 비웃지만 마음속으로는 부러워 한 적이 없는가?

부끄럽지만 나는 그런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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